최진실씨 유골함 절도범 "유별나도 성실한 가장"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범 "유별나도 성실한 가장"
  • 이지영
  • 승인 2009.08.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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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나긴 해도 그럴 사람은 아닌데….”

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도난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P(40)씨가 사건발생 21일만에 대구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범인의 인상착의가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한 뒤 한 대구 시민의 제보를 받고 유력한 용의자인 P씨를 26일 새벽 긴급 체포했다.

P씨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범으로 체포되자 이웃 주민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P씨가 신기(神氣)가 있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긴 했으나 말수가 적고 가정적인 보통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주민들에 따르면 주방용품 수리업을 하는 P씨는 지난 2007년 대구시 달서구의 한 전통시장으로 상가건물 2층으로 이사 와 집 내부에 법당을 차려놓고 24시간 향불을 피우는 등 범상치 않은 행동을 했다.

주민 김(여·54)씨는 “아침이면 향을 피우고 목탁을 두드리며 기도를 했었다”면서 “우연히 집에 갈 일이 있었는데 향냄새가 매워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P씨는 주말이면 친척이 주지로 있는 인근 지역의 한 암자에 다녀오기도 했으며, 부인 J(40)씨는 개량한복과 승복을 즐겨 입는 등 ‘독실한 불심’을 보였다.

또 길을 가며 혼잣말을 하는가하면 자신이 수리한 싱크대에 작은 불상을 넣어두는 범상치 않은 행동을 보여 주변사람들을 놀라게도 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P씨는 경찰조사에서도 “최진실이 꿈에 나타나 ‘나를 여기서 꺼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방용품을 수리하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는 모습에 P씨를 ‘성실하고 가정적’이라고 얘기한 주민도 많았다.

주민 이모(여·51)씨는 “주말이면 자녀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참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 “말수는 별로 없었지만 언제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P씨의 평소 가정적인 모습에 일부 주민들은 P씨가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에 나온 범인과 비슷한 군복바지와 조끼를 입었어도 ‘설마’하며 지나쳤다.

P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한 주민은 “남편과 TV를 보면서 ‘옷차림과 스타일이 상가 위층에 사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나 설마했는데 정말 용의자로 붙잡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과 국민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범인이 잡히자 P씨의 처벌 수위에도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골함을 도난당한 사건에 대한 판례가 아직 없어 어떤 법 조항에 따라 처벌하게 될지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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