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확진 환자 오늘 퇴원
대구 확진 환자 오늘 퇴원
  • 남승렬
  • 승인 2015.06.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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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덕의 소치…시민께 죄송”
대구지역 첫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 A(52·154번 환자))씨가 25일 4차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26일 오전 10시 퇴원한다.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열흘만의 퇴원이다.

25일 완치 판정 직후 어렵사리 전화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인터뷰 내내 울먹였다.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을 축하드린다”는 기자의 말에 A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0초가량의 흐느낌 후 힘들게 입을 뗀 그는 “축하 받을 일이 아닌 것 같다. 완치 판정을 받은 기쁨보다 시민들에게 심려와 우려를 끼쳐 드리고 지역 경기에 막대한 부담과 타격을 준 게 너무나 죄스럽다”며 “사죄의 말 이외에는 해드릴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고 했다.

A씨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다. 그는 “앞으로 살아갈 일이 너무나 무섭고 막막하다”며 “앞으로 남은 생을 속죄하며 시민을 위해 살겠다”고 했다.

“추가 감염의 사례도 없고 초창기에 일었던 비판 여론도 숙지고 있으니 몸과 마음부터 잘 추스르시길 바란다”는 취재진의 말에도 그는 울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A씨는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 신분으로 메르스 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대구지역 전체 공직사회에 큰 누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해드릴 수 없다. 일반 완치 환자의 경우 당당하게 병원 문을 나서는 분들도 많은데 공직자 신분인 저로서는 그러지도 못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메르스 의심 자진신고가 너무 늦은 것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구의료원에 격리됐을 당시 시장께 소상히 다 말씀드렸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제 부덕의 소치”라고 답했다.

A씨는 26일 퇴원 후 1~2층인 자택 1층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2층에는 아내와 아들 등 가족 4명이 자가격리 중이다. 가족들은 오는 27일 자정께 격리해제될 예정이다.

A씨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남구청은 그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되고 피폐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오는 29일 업무에 바로 복귀시키지 않고 휴가 조치 등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7~28일 모친의 진료를 위해 누나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고, 지난 13일 오한과 발열 증세를 보이다 15일 대구의료원에 격리, 16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지난 22일에는 경북지역 메르스 첫 확진환자 Y(59·131번 환자)씨가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대구·경북지역에서 메르스 감염자는 하나도 없다. Y씨 역시 공직자 신분으로 퇴원 당시 “몸이 아픈 것보다 경북도민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심려를 끼쳐 너무나 죄송하다”고 밝혔다.

‘속죄’와 ‘미안함’. 2명의 확진환자는 이 두 단어로 퇴원의 변을 대신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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