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등 고가품 '뚝'...치약 등 1만원선 생활용품 '쑥'
할인점 등 매출액 예년의 20%선 ...매기 실종
‘안사거나 혹은 보다 저렴하게’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주부들의 소비 행태가 값이 싼 상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급박하게 바뀌고 있다.
성서 공단 등 공단을 끼고 있는 대형 할인점 등도 설을 앞둔 매출이 예년의 20%선에 그치는 등 설 매기가 실종되고 있다.
16일 대구지역의 재래시장 및 대형 할인점 등에 따르면 매년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었던 홍삼류나 건강 제품 대신 올해는 살림에 꼭 필요하면서 1만원 미만인 저가의 과일 상품, 또는 치약·치솔 세트 등 생활용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올 설 명절이 예년과 달리 경기 침체의 영향 속에 맞게 돼 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사는 4년차 주부 김미진(34)씨는 설을 앞두고 집안 어르신께 드릴 선물로 사과세트를 선택했다. 해마다 건강 관련 상품이나 조기 등 생선 세트를 설 선물로 드렸으나 이번 설에는 1만6천원하는 사과 선물세트 5개만 구입했다.
김씨는 “예년에는 과일 선물세트가 4~5만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만원짜리 상품도 나와 이번 설에는 과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성서공단 인근의 한 대형마트도 설 직전 풍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예년의 경우 명절을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선 대형마트의 설 판촉 매장이 근로자들의 설 선물을 구입하려는 기업 관계자들로 북적였지만 올해는 한산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입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설 상품 대량 구매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성서공단의 한 제조업체에 다니는 전형진(39)씨는 명절 때마다 부모님께 용돈과 선물을 함께 드렸으나 올해는 용돈만 준비했다. 회사가 이번 설에는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형마트의 설 관련 매출은 작년 설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판매가 이뤄지는 상품들도 9천900원하는 생활용품과 과일 등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설은 경기 위축으로 홍삼, 인삼류 등 고가 상품의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만원 대의 초저가 상품이 그나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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