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등원 선언으로 올 9월 정기국회가 정상화의 길을 찾게 됐다. 해마다 장기간 공전을 거듭하다가 간신히 정기국회를 연 것에 비하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등원에 즈음해 정세균 대표가 밝힌 명분은 원내외 병행투쟁을 통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등 `3대 위기’극복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붕괴직전의 제1야당을 소생시키는 것이 더 화급해 보인다.
민주당이 장외에 나가서 얻은 것은 없다. 오히려 당의 정체성에 심각한 손상만 입혔다. `상주 정치’와 `유훈 정치’로 지지를 만회하려고 했으나 전근대적인 쇠락한 당의 모습으로 실망만 더 했을 따름이다.
장기간 길거리에서 헤맸으나 국민의 반응은 참으로 냉담했고 질타의 소리만 거세졌다. 민심이반의 증거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5%로 한두 달 전에 비해 두 배씩이나 급등한 것으로 충분하다. 야당이 삿대질하거나 말거나 친(親)서민정책에 골몰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들의 정서에 맞았던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미디어 법 타령을 그만 접고 정기국회를 통해 제1야당으로서 진지한 의정활동을 펴는 것으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 국회 등원을 결정했으면 장내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9월1일부터 장장 100일간 진행될 정기국회는 국회의원들에게는 금싸라기 같은 중요한 기회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예-결산 심의 등 하나같이 국정의 흐름을 진단하고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다.
특히 올 정기국회는 첨예한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예산 조기집행의 적정성, 4대강예산집행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감소, 세제개편에 있어서 서민의 세 부담 문제, 개헌과 선거제도 및 행정구역개편, 희망근로프로젝트,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의 적정성 등 정기국회동안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각종 법안들도 있고 곧 있을 총리 및 각료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있으며 더구나 최근 전 국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문제도 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정말 내실을 기해야 한다. 당리당략과 결부시켜 정기국회를 표류시키거나 변질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나같이 중요한 일들이 산적한 만큼 의사일정을 신속히 매듭짓고 정기국회에 대비해야 한다. 여야가 진지한 모습으로 국민을 안심시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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