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 희망찾는 모습에 보람"
기초생활수급자 1만7천400여명 지원에 휴일도 잊어
“나로 인해 희망을 찾는 저소득 주민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기초생활수급자 1만7천400여명 지원에 휴일도 잊어
대구 수성구의 기초생활수급자 8천500여가구, 1만 7천400여명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수성구청 주민생활지원과 이미경(42) 주임.
이 주임은 구청 안에서도 야간근무가 잦고 휴일에도 출근해 일하는 공무원으로 소문이 나 있다. 지난 4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면서 거의 빠짐없이 휴일에도 사무실에 나오고 있다.
업무시간에는 민원인들의 항의전화나 방문에 응대하느라 제대로 일을 할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휴일 시간을 쪼개 자신의 업무를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원금을 더 달라고 막무가내로 떼쓰는 민원인 3명을 만나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갑니다. 휴일에 일을 하지 않으면 제때 지원할 수가 없을 정도죠.”
‘소득인정액’이란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한 달에 절반은 지원금을 더 받아내려는 주민을 만나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데 매달린다.
맘 편히 쉬지도 못할 정도로 고된 업무에 시달리지만 이 주임의 표정은 항상 밝다. 투덜대거나 불만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이 주임은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고 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며 “쏟아지는 복지정책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당장 해결 될 일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1991년 공무원이 된 그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항상 부모의 마음으로 주민들을 생각해야 된다”고 얘기한다.
잠시라도 자식 걱정이 떠나지 않는 부모의 마음으로 주민들을 생각해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주임은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무한한 인내를 갖고 한 걸음 물러나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되는 것 같다”며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지 물었다.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을 필요한 주민을 찾아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면 성공한 사회복지사로 볼 수 있다”며 “오래전에 도움을 준 주민이 잊지 않고 안부 전화나 편지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잘 했었어야 하는데’란 아쉬움이 밀려 온다”고 덧붙였다.
이 주임은 “최근 일부 복지 담당 공무원의 문제가 언론에 보도 될 때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진심으로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일에도 사무실로 나와 일하면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나로 인해 희망을 찾는 주민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 주임.
묵묵히 일하는 이 주임의 밝은 웃음 바이러스가 수성구 저소득 주민들에게 희망으로 번져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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