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인 범어천 복개도로 제구실 못해
수백억 들인 범어천 복개도로 제구실 못해
  • 최태욱
  • 승인 2009.08.3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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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곡예운전 등 무법천지
"교통시설물 등 추가...통행늘면 단속강화 무질서 방지"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 하천인 범어천 복개도로의 정비작업이 완료됐지만 여전히 도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복개도로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상가의 불법주차와 교통 수요 예측의 부재, 낮은 시민들의 교통 의식 때문이다. 수 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범어천 복개도로는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편집자 주>

◆수 백억 들여 도로 만든 범어천 복개구간

총 6㎞에 이르는 범어천은 1986년 지산·범물지구 택지가 조성되면서 3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복개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1990년대부터 복개된 범어천 중류 구간으로 차량이 다녔지만 도시계획에는 하천으로 분류돼 불법주차를 단속 할 수 없어 이 일대의 교통 흐름은 원할하지 못했다.

이후 수성구청은 2005년 범어천 복개구간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를 개설키로 하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07년부터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구청 관계자는 “복개 된 범어천 구간에 차량이 무질서하게 통행하고 거의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아예 이 곳을 교통시설을 갖춘 도로로 만들기로 했다”며 “범어복개천 구간에 도로가 생기면 이 일대의 교통혼잡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40억원의 예산으로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삼거리(아서원)~명덕로(옛 범어교회)~신천시장 2.2㎞ 구간을 3단계로 나눠 정비사업을 벌였으며 이달 중순께 마무리 했다.

보도를 정비하고 아스팔트 덧씌우기, 차선 조정, 주차면 정비, 가로수·가로등 설치 등의 정비 작업으로 이 구간을 왕복 4~6차선의 도심 주요 간선도로로 만든 것이다.

이 구간에는 420면의 주차공간과 220여 그루의 가로수, 122개의 가로등, 4곳에 신호등이 생겨나면서 도로의 모습을 갖추는 듯 했다.

구청은 또 지난달 20일 오후부터 범어천 복개도로 범어 1교 네거리인 코오롱 하늘채에서 신세계 예식장 사이 달구벌 대로를 가로지르는 교차로를 만들어 남북방향 교차통행을 개시했다.

어린이 회관~범어네거리~MBC네거리로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서다.

◆여전히 도로 구실 못하는 복개도로

지난 28일 오후 퇴근시간이 되면서 코오롱 하늘채와 신세계 예식장 사이 달구벌 대로는 교통신호가 소용없는 무법천지로 변했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시작되면서 신호를 무시한 채 꼬리물기를 한 차들이 생겨나자 여기저기서 경적소리와 함께 곡예운전이 눈에 띄었다.

달구벌 대로에서 코오롱 하늘채로 들어가는 복개구간의 교통 혼잡은 더욱 심했다.

주변 식당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법주차로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차량 사이를 비켜갔다.

인근의 한 식당 종업원은 “낮에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지만 퇴근 시간이 되면 이곳은 차량이 뒤엉키기 시작하면서 아수라장이 된다”며 “혼잡한 구간을 통과하고 보자는 대다수 운전자들의 꼬리물기식 운전이 교통을 더욱 마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범어천 복개도로 전 구간의 불법주차 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어린이 회관 앞 아서원에서 옛 범어교회, 신천시장으로 연결되는 복개도로에 음식점 등 상가가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주차공간 없이 영업을 시작한 업주들은 도로가 개통된 이후에도 버젓이 가게 앞 도로나 인도에 겹겹으로 손님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그나마 주차선이 있는 구간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일부 구간은 2~3중의 불법주차로 차량 한 대가 겨우 빠져 나갈 수 있을 정도다.

행정기관에서도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경기불황에 상인들의 강력한 반발이 우려돼 단속만 강화할 수 없는 노릇이다.

수성구청 이재우 교통과장은 “경기불황에 무리한 단속을 펼치면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고 자칫 실적 올리기식 단속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며 “식사 시간에는 가급적 단속을 하지 않지만 하루 3차례 이상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질서한 복개도로, 해결책은 없나

구청은 다음 달 중이면 범어천 복개도로의 교통 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예가 앞에서 옛 범어교회에서 넘어가는 남북교차로가 최근 대구지방경찰청의 교통안전시설심의를 통과해 다음 달부터 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구간의 남북교차가 시작되면 어린이회관에서 복개도로를 이용해 단번에 동신교까지 갈 수 있어 차량 통행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청은 차량 통행량이 증가하면 불법주차 행위 등도 지금 보다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 차량 통행량이 늘어남으로써 불법주차도 자연적으로 줄어들어 무질서한 도로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청은 또 달구벌 대로에서 코오롱 하늘채 앞 100여m 구간 중앙선에 무단진입방지펜스를 설치하고 주차선을 추가하는 등 교통시설물 설치를 보완키로 했다.

아울러 경찰에 협조를 요청, 교통 혼잡 시간대에는 교통통제 경찰관을 배치, 꼬리물기식 운전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 과장은 “교통시설물이 추가돼 범어천 복개도로가 완벽한 도로의 모습을 갖추고 교통량이 늘어나면 불법주차 등의 무질서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차량 통행이 늘어나면 단속 수위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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