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나눔, 마음 있다면 가능해요
맛있는 나눔, 마음 있다면 가능해요
  • 김정석
  • 승인 2015.07.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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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들-구미 최권수베이커리 대표

조중래 단장 만나 나눔 바이러스 감염

새벽부터 빵 구워 어려운 이웃에 배달

매달 기부금도…아내와 아들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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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수베이커리 최권수 대표는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 근래 ‘바이러스’란 단어가 많은 사람들의 목덜미를 움츠리게 한다.

에볼라, 메르스, 사스 등 입밖에 꺼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질병들도 모두 바이러스에서 연유한다.

경북 구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베이커를 운영하는 최권수(46) 대표도 몇 해 전 어떤 바이러스에 전염됐다. 우연히 만난 고향 선배로부터 옮은 이 바이러스는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 달콤한 휴식마저도 마다하게 만들며 힘들게 번 돈을 남에게 쓰게 하는 특성을 가졌다.

꼭두새벽부터 필요량보다 훨씬 많은 빵을 구워 지역 홀몸노인이나 조손·한부모 가정에 배달하는 최 대표의 바이러스 감염 정도는 중증이다.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지만 분명 전염성을 지닌 이 바이러스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나눔 바이러스’ 정도 되겠다.

최근 구미시 진평동에 3호점을 연 ‘최권수베이커리’ 최권수 대표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 가입하기 전까지 ‘나눔’과 거리가 멀었다.

김천시 대덕면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최 대표에겐 오늘 하루 끼니를 어떻게 때울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었습니다. 빨리 돈을 벌고 싶었는데, 친척 한 분이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았죠. 이거다 싶었습니다. 돈도 많이 벌고 빵도 원 없이 먹고 싶었어요.”

그렇게 최 대표는 제빵사의 길을 택했다. 그때 나이 열일곱이었다. 40년 전통의 대구 동구 미도당제과점에 10여년간 일하며 제빵사로의 실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위생학, 영양학, 외식경영관리 등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01년 최 대표는 구미 인동에 자신만의 베이커리를 차렸다. 사업 시작 서너해가 지난 시점부터는 직접 배양한 효모로 빵을 만들어 맛이 깊어졌다. 이제는 제과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그러던 중 최 대표는 단골손님으로 낯이 익었던 조중래 구미시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장이 그 작은 시골마을 중학교 동문임을 알게 됐다.

전교생이 400여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 단장과 친해졌고, 친분이 깊어지면서 나눔의 기쁨에도 눈을 떴다.

2012년부터 경북공동모금회 착한가게에 가입, 매달 40만원을 지역 아동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직접 구운 빵을 구미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하는 ‘맛있는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고향 선배와의 인연 덕분에 기부와 봉사는 소위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걸요. 지금은 아내와 아들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나눔 바이러스’가 전염된 것일까요.”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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