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세포반응 유도
생명현상 기원 새 열쇠
남 펠로우 연구팀은 전기분무법으로 만들어진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 액체 방울(droplet)에서 이소퀴놀린(isoquinoline)이란 화합 물질을 합성시킨 결과 기존의 일반적인 화학 반응 상태에서 수 시간이 걸리던 화학합성 반응이 수 밀리 초 안에 일어나 기존에 알려진 것 보다 수백만 배 이상 반응 속도가 가속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 지난 3월 17일 미국학술원회보(PNAS)를 통해 소개했던 마이크로융합 액체 방울 질량분석법을 더욱 개선시켜 생화학 반응인 시토크롬 C(Cytochrome C) 단백질과 리간드인 맥아당(maltose)의 결합 반응을 측정한 결과 두 분자 사이의 결합 속도가 기존의 큰 용액에서 측정하는 것에 비해 약 천배 정도 가속화되는 현상도 밝혀냈다.
이는 마이크로 크기의 작은 물방울에서 화학 반응 속도의 가속화 현상이 특정 화학 반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유 및 비공유 결합 반응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임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느리거나 반응시키기 어려운 화학 합성에 대해 빠른 속도와 높은 효율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의 단초를 제시했으며, 마이크로 크기의 작은 공간에서 복잡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실제 세포에서의 생명현상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DGIST 남홍길 펠로우는 “기존의 느리고 반응시키기 어려운 화학 반응을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과 동시에 실제 세포 내의 생명현상이 초고속, 고효율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작은 물방울에서 시작됐을 수 있는 생명현상의 기원을 밝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물리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쿼터리 리뷰 오브 바이오피직스(Quarterly Reviews of Biophysics)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남홍길 펠로우 연구팀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리차드 제어(Richard N. Zare)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이룬 성과다. 이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