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한번에 100% 이상 올려도 되나
세금 한번에 100% 이상 올려도 되나
  • 승인 2015.07.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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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현재 4천800원인 주민세를 8월부터 1만 원으로 두 배 넘게 올리기로 했다 한다. 세금이 단번에 100% 이상이나 인상된다니 일단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는 주민세를 이렇게 대폭 인상하는데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와 구실을 내세우고 있다. 인상에 대한 대구시의 설명을 들으면 그럴듯한 것 같기도 하다. 이유가 어떻든 두 배 이상 세금인상은 서민의 어려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주의의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는 지방세인 ‘주민세 개인균등분’의 세율을 1만 원으로 인상하기 위한 조례 개정안을 20일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제출된 조례 개정안이 내일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다음 달부터 개정된 세율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1999년 이후 16년간이나 주민세 세율변동은 없었다면서 우편료, 인쇄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민세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의 설명은 모두가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대구시는 주민세는 이렇게 오르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대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서민층의 실질적 감면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대구시가 영세민 사회복지비가 오를 것을 기다려 주민세를 올린다는 느낌이다. 또 대구시는 올리는 주민세로 청년일자리 창출,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과 노후시설물 개선 등 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선 사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말도 공허하게만 들린다.

주민세를 두 배 이상이나 올리겠다는 발상을 한 대구시나 시 공무원들은 단돈 1만 원을 갖고 뭘 그러느냐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지출도 많은 상황에서 1만 원이 부담되는 서민은 대구시에서도 부지기수로 많다. 또 대구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수가 늘어나 주민세 인상은 부담이 안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생활이 어려우면서도 그 복지혜택도 받지 못해 부러운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서민도 많다. 대구시가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모든 서민을 다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잘못이다.

안 그래도 올해 담뱃값이 2천원이나 올랐고 내년에는 주류세도 들먹이는 등 서민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알다시피 모든 물가는 오르고 있다. 대구시가 주민세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은 서민의 고통에 비한다면 그래도 별 것이 아니다. 취득세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지방세법상 최고의 세율인상은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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