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마을이야기] 때묻지 않은 자연, 여기가 바로 힐링천국
[봉화 마을이야기] 때묻지 않은 자연, 여기가 바로 힐링천국
  • 김상만
  • 승인 2015.08.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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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생달마을
/news/photo/first/201508/img_173469_1.jpg"봉화-정면/news/photo/first/201508/img_173469_1.jpg"
천혜의 자연과 그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해 힐링의 고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봉화 생달마을.
산세가 수려한 경북 봉화군은 선비의 정신이 깃든 예절의 고장이다. 백두대간 천년의 땅에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조화를 잘 이룬 곳이다.

전체 면적의 83%가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청정 산림으로 자연 경관이 빼어날 수밖에 없다. 태고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도 다채롭다. 조선시대 최고의 약수인 오전약수와 신선이 놀았다는 ‘선달산’ 초입에 자리한 생달마을은 특히나 그렇다.

◆ 하천이 두 개의 달을 닮은 ‘생달마을’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물야저수지를 돌면 높은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생달마을이 나온다. ‘생달’이란 지명은 선달산(先達山)에서 흘러내리는 하천이 마을을 가로질러 흘러가는데, 굽이쳐 흘러내리는 형세가 마치 두 개의 달과 같다고 ‘쌍달’이라 부르던 것이 변천해 ‘생달’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오전리에는 생달마을 이외에도 여러 개의 자연마을이 있는데 저마다 이름이 만들어진 사연이 있다.

‘장터(뒤뜰이)’란 지명은 면소재지인 ‘오록 뒤편에 있는 들’이라고 해 생겨났다. 이 지역은 1948년경까지 물야면에서는 유일하게 5일장이 섰다.

보부상들이 부석, 풍기, 봉화, 춘양, 태백, 영월 등을 드나들며 활발하게 상거래를 했던 도보 교통의 요충지였다.

‘애전·쑥밭’은 생달과 물집 계곡의 물이 합수되는 지역으로 하천이 범람해 항상 늪지대를 형성하게 돼 ‘수전(水田)’이라 했다.

이를 또 다른 말로 ‘쑤뱅이’ 등으로 불렀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변천돼 ‘쑤밭’ 또는 ‘쑥밭’으로 부르게 됐다. 1904년 행정구역 개편과 더불어 ‘쑥밭’으로 불리던 명칭이 한자로 ‘쑥 애(艾)’ 자와 ‘밭 전(田)’ 자를 따서 ‘애전(艾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곰직이골·곰직골·웅동이’란 이름은 풍수설에 ‘곰의 혈이 있는 깊은 골짜기’라고 해 생겨났다. 명당을 찾는 각지의 이름난 풍수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 선달산과 조선 최고의 물 오전약수

생달마을을 안고 있는 선달산은(1,236m) 백두대간의 심장이다. 소백산과 태백산 사이에 솟아 있다.

선달산(先達山)의 한자는 먼저 깨달음에 이르는 산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선이 놀던 곳(仙達山)으로 표기한다는 말도 있다.

선달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하지 않고 흙길로 이루어져 명상하며 걷기에 좋은, 부드러운 산이다.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남대천과 어래산(御來山, 1064m)이 서쪽으로는 박달령(朴達嶺, 1009m)이 보인다.

산세가 깊은 봉화는 예부터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봉화에는 오전, 두내, 다덕 등 전국에서 손꼽히는 약수터가 있는데 그 중 으뜸이 선달산 아래 오전약수다. 오전약수는 혀끝을 톡 쏘는 청량감이 일품인 전국 제일의 탄산수이다.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약수로 선정됐고, 중종 때의 풍기 군수 주세붕은 오전약수를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만 하다’고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쑥밭약수’로도 불렸던 이 약수는 오전리의 후평장과 춘양의 서벽장을 드나드는 한 보부상이 주실령을 넘어가다 어느 날 쑥밭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위치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보부상이 조선 최고의 약수를 발견한 것이다.

물야면 오전2리 주민들은 생달마을 입구에 보부상 소공원을 조성하고 위령비를 세워 제를 지내며 보부상들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한적한 농촌 마을과 조화를 이룬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오전약수터에는 주말과 여름, 단풍철에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약수터 주변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약수백숙’도 별미 중의 별미다.

◆ 옛 보부상이 걷던 길에서 만나는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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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달마을의 자랑인 외씨버선길을 걷는 보부상 행렬이 재현되고 있다. 외씨버선길은 경북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봉화를 지나 강원도 영월까지 이어진 13개 구간 240㎞(연결구간 포함)의 길이다.
오전약수를 마시고 선달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생달마을로 가야 된다.

생달마을에는 전국의 둘레길 마니아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한 외씨버선길이 연결된다.

외씨버선길은 경북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봉화를 지나 강원도 영월까지 이어진 13개 구간 240㎞(연결구간 포함)의 길이다.

지난 2007년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행처럼 걷는 길들이 생겨나면서 옛날 보부상들이 다니던 마을길과 산길을 이어 2010년에 만들어졌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길 이름은 영양 출신인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서 따왔다.

봉화군 구간은 ‘보부상길’과 ‘춘양목솔향기길’, ‘약수탕길’로 연결구간을 포함해 모두 73㎞다.

생달마을과 연결되는 코스는 약수탕길이다. 약수탕길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선 제일 약수인 오전약수와 두내약수를 마시며 옛 보부상들이 다녔던 백두대간 태백과 소백의 양백지간을 타는 길이다.

춘양목 산림체험관과 주실령, 박달령, 오전약수터, 보부상 위령비, 생달마을을 잇고 있다.

한적한 길을 걷다보면 춘양목의 솔향기처럼 마음의 여유가 피어 오르며 아름다운 자연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된다.

생달마을에서 선달산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는 예쁜 펜션과 민박집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청정 자연 속에서 휴식과 낭만으로 즐기기에 그만이다.

봉화=김교윤기자 k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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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이몽룡의 실제 인물로 전해지는 성이성 선생 생가인 계서당.
◇ 춘향전 이몽룡의 실존 인물을 만나다

생달마을과 가까운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에 이몽룡 생가인 ‘계서당’이 있다.

춘향전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로로 한국문학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계성당은 이몽룡과 성춘향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의 실제 인물로 전해지는 성이성(成以性) 선생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다.

봉화 출신인 성이성은 조선시대 암행어사를 지낸 청백리였다.

계서당은 성이성 선생이 1610년에 건립해 문중 자제들의 훈학(訓學)과 후학 배양에 힘쓴 곳으로 그 후손들이 중건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종손이 살고 있으며 집 뒤에 사당이 있다.

정면 7칸 측면 6칸의 입구자(口)형으로 팔각지붕의 사랑채(정면 3칸, 측면 3칸)와 중문간채로 연이어 있다.

1984년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제171호로 지정됐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춘향전의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봉화 계서당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봉화=김교윤기자 k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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