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화문 광장(光化門廣場)에서
<기고>광화문 광장(光化門廣場)에서
  • 승인 2009.09.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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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대구장동초등학교 교사)

서울 광화문광장이 8월 첫날 정오에 개방되었다. 서울 한복판에 청계천에 이어서 또 다른 시민 휴식공간이 조성되어서 기쁜 마음에 마침 서울에 와 있던 나는 바로 그 다음날 오전에 이곳을 찾았다.

1호선을 타고 오다 신길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니 광화문역 지하 해치광장으로 바로 들어선다. 해치광장에서 전시된 다양한 포즈와 표정들의 해치를 구경하고, 세계 각국의 광장 사진들을 구경하다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나섰다. 우뚝 서 계신 이순신장군 동상은 언제나 힘찬 기상을 내뿜는다.

이순신장군 동상을 중심으로 12.23 분수도 시원하게 광화문을 장식한다. 12.23분수는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 때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적의 배를 격파했는데, 당시 이순신 장군이 23번 싸워 23회를 모두 이겼다는데서 12.23분수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상징물을 보려고 몰려든 시민들로 오전 10시를 갓 넘겼는데 어느새 광장은 인산인해다. 광화문광장 분수대와 플라워 카펫의 다양한 문양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의 표정이 꽃처럼 환하다. 광장 북쪽에 162m에 22만 4000여송이의 꽃으로 조성된 `플라워 카펫’은 조선개국날짜수와 개장일까지 날짜수와 같다.

특히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광장 양 옆의 `역사 물길’이다. 잔잔히 흐르는 물길 아래에는 조선왕조 건국 (1392년) 부터 오늘날까지 연도와 함께 나라의 중요한 일들이 새겨져 있다. 문득 `역사는 흐른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마침 광장에는 광화문의 역사를 글과 함께 역사적인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여러 생각들이 겹쳤다. 연도별로 서울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 물길은 오래 동안 눈길이 머물 만큼 맘에 든다.

우리 모두가 소중한 우리 땅과 우리 것을 유구히 지켜나가면서 해마다 좋은 내용들이 역사 물길 속에 새겨지길 바라는 마음에 어깨마저 무거워짐은 이 나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었을까?

서울시는 세종로가 과거 조선시대 육조거리로 역사·정치·행정·업무가 결집된 곳이었으나 자동차 통행 위주의 아스팔트 공간으로 건설되어 있어 국가의 상징가로로서 또는 중심광장으로서의 역할에 미치지 못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세종로를 차량중심에서 인간중심의 공간으로, 청계천과 경복궁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 공간으로, 경복궁, 북악산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 조망공간으로, 육조거리의 복원을 통한 역사·문화 체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고 밝혔다.

광장의 역할은 다양하다. 정치나 집회를 위한 공론의 장소로 의사소통을 위한 영역이며, 시민문화 형성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만남과 정보교환을 위한 교류의 장소이자 축제와 특별한 행사가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광장문화가 발달한 그리스 도시의 아고라는 도시의 정신적인 핵이자 시민생활의 중심이었으며 입법상의 집회와 함께 상업기능이 강화된 곳이었다. 로마의 포럼은 신전, 행정, 정치적 시설, 상업광장이 등장, 신성한 장소였듯이 광장 문화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광장도 흐르는 물처럼 광장에 모여서 즐거운 담소로, 자유로운 토론의 광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해 본다. 시원한 분수의 물줄기처럼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밝은 빛의 광장이 되었으면 한다.

광화문 광장이여! 이젠 아픈 역사보다 찬란한 역사를 새기고 새겨나가는 광장으로 새롭게 태어나자. 새 빛들로 가득 차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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