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업의 63%는 현재 경제상황은 경기저점을 지나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경기회복 패턴에 대해서는 72.6%가 U자형이나 L자형으로 회복속도가 완만하거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 응답했다. 또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확정적 재정정책을 거둬들일 시점이 아니라며 임시투자세액 공제도 연장하거나 유보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경제는 아직 섣부른 낙관을 하기는 이르다. 일단 침체국면에서 벗어났고 거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올해 성장률 예상치가 아직도 -0%대에 머물러 있고 1인당 국민소득도 1만8.000달러대로 내려앉아 외환위기 이후 조금 올라가던 국민소득이 다시 뒷걸음친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기다 환율,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값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이번 설문에서 기업 9.9%와 일반국민 17.2%가 염려한 `더블딥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함부로 샴페인을 터뜨릴 상황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상황이 이렇다고 하여 설문조사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기업들이 위축되어선 우리경제는 위기탈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위기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들도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증시가 횡보장세 속에서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고 부동산시장에서 투기를 우려할 정도로 시중엔 많은 자금이 풀려 있다. 또 가계부채가 818조원이나 되지만 개인 금융자산도 1825조원으로 순자산이 1000조원을 넘는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의 경영환경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기업들이 언제까지 정부지원에 의존하여 상황이 더 호전되기만을 기다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드러나듯 기업들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저금리 유지, 유동성 공급 확대, 고환율 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할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책임론을 강조한 것이나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환율효과와 재정효과를 빼면 위기상황에서 탈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제 세계적으로 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정부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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