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천년은 끄떡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2년 9월 석가탑 해체 수리에 착수, 4일 3층 옥개석(屋蓋石·탑신 위에 지붕처럼 덮은 돌) 설치 작업을 언론에 공개하고 3년간의 수리과정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석가탑 복원은 안정화 기간을 거쳐 이달 안에 탑의 맨 윗부분인 상륜부를 조립하면 탑 수리 공사는 마무리된다.
연구소는 연말까지 가설 덧집을 철거하고, 내년 초부터 석가탑의 온전한 모습을 일반에 공개키로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기존 부재를 활용하면서 첨단기술을 동원해 수리와 보존처리를 거쳤기 때문에 1천년 이상은 끄떡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석가탑 해체 수리는 2010년 정기 안전점검에서 상층기단 일부 등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돼 시작됐다. 당시 상층기단 갑석의 북동쪽에서 길이 1.32m, 최대 폭 5㎜의 틈이 확인되기도 했다.
새로 개발한 보존처리법을 이용해 깨진 부재를 100% 다시 사용했다.
외과의사가 부러진 뼈를 붙이기 위해 철심을 박듯이 열전도율이 낮고 잘 부식되지 않는 티타늄 소재의 은장(부재와 부재 사이에 넣는 부품)을 사용했다.
김 연구실장은 “석조문화재 무기질 보수재료 공법과 티타늄 은장 공법은 특허를 출원해 앞으로 석탑 수리 과정에서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석가탑은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원년(740)에 김대성이 불국사를 발원하면서 세웠다.
고려 초기인 현종 시대에 경주 일대를 덮친 지진으로 일부가 파괴되자 대대적으로 수리했고, 이후 천년을 버티다 1966년 도굴꾼이 탑재 일부를 훼손하면서 해체됐다.
해체 작업 중 2층 옥개석을 들어내리는 과정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자 공사를 중단한 채 2층 몸돌 사리공에서 사리장엄구만 수습하고 나서 다시 탑을 올렸다.
당시 사리공에서는 은제 사리내·외합, 금동사리합,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공양품 등 유물 40여건이 발굴됐다. 그중 28건은 국보 제126호로 지정됐다.
2012년 부재를 해체한 뒤 2013년 4월 사리장엄구를 꺼냈고, 그해 7월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입상(金銅佛立像) 1점을 발견했다.
경주=이승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