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밥맛 살맛...밥맛으로 이해하는 고전 인문학 레시피
<신간>밥맛 살맛...밥맛으로 이해하는 고전 인문학 레시피
  • 황인옥
  • 승인 2015.11.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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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묵 편저/인문의 숲/1만6천원
밥맛 살맛
흔히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 밥 숫가락 놓으면 황천길이 멀지 않았다고도 한다. 여기에는 밥의 중요성과 한국인의 에너지원이 ‘밥’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처럼 책에는 밥 이야기로 가득하다. 저자는 아무리 좋은 쌀이라도 좋은 물로 잘 씻어서 가마솥에 넣고, 알맞은 물에 양과 알맞은 불에 온도와 알맞은 숙성에 시간이 더해져야 비로소 맛있는 밥이 완성될 수 있다며 밥이야기부터 꺼낸다. 맛있는 밥이 되기 위해서는 쌀의 ‘미발(未發)’의 상태에서 중화의 작용을 거쳐야 밥이 된다고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슬며시 ‘중(中)’ 개념을 들고 나온다. 그에 따르면 온전한 중(中)일지라도 ‘심(心=性·和·誠)이 더해지지 않으면 희로애락의 지각과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때 필요한 것이 중화(中和)의 작용이라고 언급한다. 밥을 통해 중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핵심은 ‘밥’이 아닌 고전 인문학이다. 이 책이 인문학서라는 의미다. 하지만 전개 방식은 밥과 인문학의 조우를 택한다. 이는 이 책의 매력점이다. 어렵고 고루하다고까지 느껴질 수 있는 고전인문학을 우리의 가장 원초적인 밥과 관계 맺으며 말랑말랑하고 쫀득쫀득하게 만드는 것이다.

책에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먹는 밥맛이 어떤 의미이고, 그 의미가 갖는 중용의 인문정신과 생활사상이 어떤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관조와 성찰로 가득하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육신을 위한 것이 밥이라면, 우리의 영혼을 위한 것은 인문정신의 밥이다.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지향과 구현으로 향하는 조건이다. 저자는 이것을 중용의 학문적 이론을 통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통해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중요 메시지의 키워드는 3가지다. 첫째는 미래사회의 균형과 조화(Balance and harmony)에 대한 가치, 둘째는 새로운 행복(New happiness)의 가치, 셋째는 변화의 가치(Value of change)다.

‘균형 잡기’는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가치다. 그에 따르면 현대문명시대는 모든 이즘(ism)에 가치가 거대 문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 중심(中心)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지향하고 추구하는 삶의 참 가치들에 대한 ‘균형 잡기’를 통해서 잃어버린 우리의 중심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우리사회의 중심과 역량을 모아서 합리적 ‘균형과 조화’를 이룰 대안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보는 미래사회는 어떠한 변화와 상황 속에서도 그 중심을 잃지 않고 합리적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그 중심가치가 현대인의 일상에서 실천적 행동으로 선행되어야 함을 중용의 학문적 이론과 체계로 쉽게,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저자는 ‘균형과 조화’ 외에도 ‘행복’에 대해서도 논한다. 저가가 보기에 현대인의 일상은 모두가 ‘관계와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현상과 작용의 결과’다. 그 모든 결과와 행동의 중심(中心=중용적 사고)은 결국 존재하는 나로부터의 시작된다고 본다. 저자는 그것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밥맛과 살맛’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이런 인문정신의 완성이 ‘행복한 삶’을 실현케 하는 궁극에 가치가 된다는 함의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한 어조로 설파한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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