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취업의 문이 지난해보다 더 좁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1만2000명이 줄어들어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특히 청년층과 비정규직 일자리가 1년 새 38만개나 사라졌으니 취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면서 공무원 정원동결, 공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 등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민간기업도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의 85.8%가 올해는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해 신규채용은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 형편이라는 것이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61.1%가 올해는 신규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조선 건설업종의 구조조정도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민간 기업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지금으로선 바늘구멍이나 다를 바 없다. 오죽했으면 올해는 경제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의 신규채용은 씨가 말랐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경제 환경이 괜찮았던 시절엔 기업체나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조그마한 점포를 마련하는 등으로 자영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최근엔 워낙 경기가 좋지 못해 기존 자영업자들의 폐업?도산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 이것도 생각처럼 그렇게 뛰어들 곳이 아닌 모양이다.
대학이나 고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실업자나 백수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을 달고 살아가야 한다니 이들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우리만이 아니라는데 다소 위안은 한다. 그러나 일본에선 경제계와 노동계가 근로시간 단축 및 임금삭감을 통해 고용을 확보하자는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운동을 하기로 한 것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고용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든 것은 다를 바 없지만 해결을 위한 노력은 우리가 배울 게 많다.
우리도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자제해야 한다. 노동계도 임금동결이나 삭감을 받아들이는 등으로 협조를 해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고용문제는 노사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풀어야 한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