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비들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
조선시대 선비들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
  • 대구신문
  • 승인 2009.09.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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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기 지음. 김시습이 쓴 소설인 금오신화는 수백 년 동안 신비의 책이었다.

임진왜란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서책이 불에 타서 사라지거나 일본인들에게 약탈당해 이 땅에서 사라졌는데 조선 전기에 널리 읽혔던 금오신화도 임진왜란 이후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당대의 최고 지성인 송시열이 금오신화를 읽으려고 수소문했지만 구할 수 없었을 정도로 책에 대한 궁금증은 지식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다.

금오신화는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서 인기를 끌다가 1927년에야 최남선이 일본에서 발견한 금오신화 전문을 잡지에 소개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최근 출간한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는 이같이 조선 지식인이 널리 읽은 책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다채롭게 펼쳐낸 책이다.

저자는 '전등신화', '서유기' 등의 소설, '고문진보', '문선' 등의 시문집, '소학', '천자문' 등 서당에서 많이 읽은 책, '사십이장경' 등 불교의 깨달음을 주는 책, '조선부' 등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볼 수 있는 책 등 총 5부로 나눠 27권의 책을 소개한다.

책이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게 됐는지를 비롯해 전승 과정과 현재 전하는 판본의 종류, 중국에서 편찬된 책이 조선에 유입된 시기와 경로, 조선 지식인들에게 끼친 영향, 책에 얽힌 내밀한 이야기 등을 풀어낸다.

'맹자'는 "백성이 귀하고 사직(社稷)이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벼운 존재다"라는 구절 등으로 인해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불같이 화를 내고 '맹자절문(孟子節文)'까지 편찬하도록 했지만 조선에서는 지식인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

저자는 서당 학동들이 많이 읽던 '천자문'에 대해서는 16세기 최세진이 천자문의 문장이나 그 속에 담긴 고사는 좋지만, 아동들이 글자만 익히는 바람에 그 효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다산 정약용은 '천자평(千字評)'이란 글에서 천자문이 교재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소개한다.

이밖에 324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편찬하는 데 19년이 걸린 사마광의 역사서 '자치통감', 세상의 모든 책을 모아 총서를 편찬하고 정본을 확정하겠다는 청나라 건륭제의 야심만만한 생각에서 나온 '사고전서' 등의 책 이야기는 한 시대를 이끄는 사유와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푸르메. 총 37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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