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박희태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정례오찬에서도 오후 발표된 조각 내용과는 동떨어진 ‘정치인 내각 기용’을 건의하는 등 당청간 소통이 없다는 현실이 당 지도부를 자극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원내대표에 의해 터졌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 도중 박 대표가 전화로 개각 명단을 통보받자 안경률 사무총장을 지목해 “개각이나 이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당과 청와대 사이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무총장은 청와대와 교감이 깊은 실세총장으로 불리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인선 과정은 둘째치고라도 당 대표나 나중에 청문회를 진행하는 원내대표에게는 결정되고 나면 기자들에게 듣기 전에 통보가 와야 된다”면서 “언제부터 여당이 이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맨 날 청와대 혼자 나가고, 여당은 끌려가고 있다. 실세 사무총장이 역할을 똑바로 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도 안 사무총장을 공격했다. 그는 “당내 인사를 할 때에도 당 중진들과 통보나 의논이 있어야 하는데 무엇이든 단독으로 하고 있다’면서 “복당한 국회의원들의 당협위원장 문제도 미적거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박희태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새정치운동’을 선언했고, 이 대통령이 “지방의회와 기초의회까지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이 같은 당 분위기에 묻혀버렸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오늘 개각으로 한나라당은 완전히 미운 오리새끼가 된 것 같다. 박희태 대표도, 공성진 최고위원도, 안경률 사무총장도 모두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각을 입을 맞춘 듯 주장했지만 결과를 보면 꽝이다”며“오죽했으면 한나라당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겠나. 여당이 이럴진대 국민들은 오늘 개각을 바라보면서 분통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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