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초대된 빅데이터
일상으로 초대된 빅데이터
  • 승인 2015.12.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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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영남대학교
사이버감성연구소 연구원
따듯한 입김조차 금새 차가운 공기로 변해 볼에 닿는 겨울이다. 겨울이면 따뜻한 커피 한잔, 음식, 그리고 따뜻한 공기로 가득한 공간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비단 물리적인 영역 못지않게 시각적으로도 빛을 따르는 시기이다.

빛의 따뜻함을 쫒아 얼마 전 필자는 스마트전구라는 것을 구입했다. 스마트전구는 무선네트워크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기기와 연결해서 외부에서도 원격으로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모양은 일반 전구와 같은 모양이지만 온오프 기능과 함께 그 시간을 제어하거나 하나의 전구로 색상 변화 등이 가능한 스마트한 녀석이다.

스마트한 녀석과 함께한 최근 나의 귀갓길 풍경은 이렇다. 내가 집 근방에 다다르면 집 안의 스마트전구와 휴대폰의 gps가 연동, 내 위치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어두운 겨울밤, 불 밝히며 맞아주는 집은 마치 ‘오셨습니까- 오늘도 수고했어요’ 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이러한 스마트전구는 빅데이터 산업의 유망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IoT)의 일종이다. 사물인터넷은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 이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물은 TV와 냉장고, 자동차와 현관문, 습도조절기 심지어 오븐과 식기세척기 같은 것들도 포함하고 있다. 필자가 귀갓길에 반겨주는 전구의 빛을 설정해 놓은 것처럼, 그 대상을 에어컨, 보일러 등으로 대체해서 상상하면 사물인터넷 기반의 미래를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아직 실용화를 위한 수지타산적인 부분이 남아있지만 대부분 실현 가능한, 이미 와있는 미래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이 되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수가 260억개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2009년에 불과 9억대였으니, 약 30배가량 성장할 시장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장이 커질수록 사물들에서 파생된 빅데이터 시장 또한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으니 빅데이터 산업과 생활의 변화는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영화 속에서 흥미로운 기기들을 통해 미래를 그려왔는데, 얼마 전 우리는 영화 ‘백투더퓨쳐’ 속 타임머신을 타고 방문했던 2015년 10월 21일을 실제로 맞이하기도 했다.

이 날을 맞아 영화 속 미래 기술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다뤄지기도 했다. 상상이라고 여겨지던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 전자안경 등이 실제로 실현되어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아직 실현되지 못한 것들 중에는 초 단위로 안내해주는 일기예보 같은 것들이 있는데, 아직 실현되지 못했을 뿐 사물인터넷 기반 세상에서는 멀지않은 것만 같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 검색엔진 씽풀(thnigful.net, 베타서비스 중)은 전 세계의 사물인터넷 기반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이 검색엔진은 기기들의 분포와 기기의 특성을 세부 카테고리(환경, 건강, 홈, 교통 등)로 분류해서 수집된 데이터를 보여주는데, 한국-대구지역으로 범위를 좁혀 검색해 보니, 이 지역은 환경, 교통, 스마트홈과 연결된 기기들이 나타났다.

검색결과를 바탕으로, 한 사용자의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에는 지난 10월 남산동의 공기 질(Air index)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검색되었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기간이다.

등록된 기기들이 많아지고 정보들이 좀 더 구축된다면 이러한 상상도 가능하다. 약속장소인 특정 위치에 있을 어떤 기기의 실시간 정보를 통해 그 위치의 미세먼지 농도, 온도, 바람세기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기들의 빅데이터가 일기예보 데이터로 활용된다면, 영화 속 장면처럼 비오는 와중에 ‘5초 뒤 맑음’ 예고와 함께 맑은 하늘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초 단위’까지는 무리인 것 같지만 허황되지만은 않은 상상이란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대구는 올해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실증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첨단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헬스케어 뿐 아니라 타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귀갓길에 나를 알아보고 미리 켜진 전구의 따스함처럼 빅데이터 기반의 일상은 우리를 어떤 세상으로 데려갈지 궁금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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