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등 천적 없어
내달 5일까지 사냥 허가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산마늘)와 부지깽이나물, 미역취, 더덕 등이 한창 새싹을 틔우는 요즘 꿩이 싹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또 매년 봄에 콩·호박·옥수수 등 주요 밭작물의 씨를 뿌리면 꿩들이 밭을 마구 파헤쳐 농사를 망쳐 놓기 일쑤다. 멧돼지가 없는 울릉도에서 꿩은 대표적인 유해 조수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은 매년 겨울철이면 ‘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천적이 없는 꿩은 갈수록 개체수가 늘어 매년 관내 엽사를 동원해 구제했다. 울릉도에서 꿩 포획 허가가 난 곳은 남양리, 도동리, 저동리, 천부리 등이다. 울릉도에는 원래 꿩이 없었으며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군은 1980년대 한 주민이 관상용으로 기르던 꿩 수십 마리가 우리를 탈출, 섬 곳곳에서 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울릉도에서 한때 서식하던 까치는 완전히 사라져 대조를 보인다. 경북도는 1991년 울릉도에 까치 34마리를 풀어놨다. 까치가 없는 섬에 까치가 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주민들은 길조라며 크게 반겼다. 하지만 까치는 처음엔 야산에서 둥지를 트는 등 번식을 하기도 했으나 5~6년 뒤부터 점차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0년대 들어서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울릉군은 현재 섬에서 까치가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민가와 농가 주변에서는 포획활동을 자제토록 엽사들에게 교육시키도록 지시했다”며 “군민들도 포획활동 기간 내 입산을 자제해 안전사고 방지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울릉=오승훈기자 fmde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