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 함께 하려면
일과 가정, 함께 하려면
  • 승인 2016.01.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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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민 노사발전재단 선임연구원
일과 가정, 둘 중 뭐가 우선일까?

다소 어리석은 질문임에는 분명하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이 두 가지는 당연히 둘 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살다보면, 이 두 가지를 함께 잘하기는 쉽지 않다.

일을 하는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안일을 해내고, 특히 아이들이 어린 경우에는 이곳저곳에 아이들을 맡기느라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오죽하면 워킹맘들은 퇴근하면서 집으로 출근한다는 말을 할까.

최근 시리즈로 방영된 SBS의 다큐멘터리 ‘엄마의 전쟁’을 보고 크게 공감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남성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근에 치여 사는 남성들은 평일에는 아이들과 눈 한번 마주치면서 놀아주기도 쉽지 않다.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지표들도 우리 사회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2014년 10월 기준 맞벌이 가구는 518만6천 가구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43.9%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4년래 가장 높은 수치로, 특히 40~50대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5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0~59세 맞벌이 가구 비율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며 51.3%를 기록했다.

2011년 49.7%였던 50~59세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2년 49.8%, 2013년 49.9%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가사노동은 그대로 여성에게 집중된 모양새이다.

2014년 유배우 가사노동시간은 남성이 50분, 여성이 4시간19분으로, 5년전에 비해 남성은 7분 증가하고 여성은 7분 감소한 것에 그쳤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시간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시간은 남성이 40분, 여성이 3시간14분으로 2009년 조사 당시보다 남성은 3분 증가하고 여성은 6분 감소한 수치이다.

비맞벌이의 경우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47분으로 5년전 39분에 비해 8분 늘었다. 여성은 5년전 6시간18분에서 6시간16분으로 2분 감소했다.

하지만 가사분담에 대한 의식은 이와는 달라 ‘가사분담은 공평하게’라는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은 47.5%로 2002년 30.7%에 비해 16.8%p 증가하였으며, 가사를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은 50.2%로 2002년 65.9%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는 남편은 16.4%, 부인은 16.0%로 생각과 행동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실은 많은 기혼여성들에게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통계청이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2015년 4월 기준 15~54세의 경력단절 기혼여성은 205만3천명으로 전체 기혼여성 942만명의 2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결혼이 36.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육아(29.9%), 임신·출산(24.4%), 가족돌봄(4.9%)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흔히 여성고용그래프를 ‘M자 곡선’이라고 한다. 대학 졸업 이후부터 결혼 및 출산전까지는 비교적 높은 고용률을 보이지만 출산과 육아가 주로 이루어지는 30대에 여성고용률이 뚝 떨어졌다가, 다시 40~50대 들어 어느 정도 회복하는 양상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2014년 한국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74.6%로 남성(67.6%)을 크게 앞질렀다. 그럼에도 여성 고용률(49.5%)은 남성(71.4%)보다 20%p 넘게 낮은 수준이라는 통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증대시키기 위해 일과 가족생활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의 균형을 위한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이다. 제도적 정비와 함께 일·가정 양립에 대한 인식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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