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고뇌하고…무대 위에 빠져든다
함께 웃고 고뇌하고…무대 위에 빠져든다
  • 남승렬
  • 승인 2016.02.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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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비수기 채워줄 연극 2題

코믹 추리물 ‘춤추는 수사본부’

만화적 캐릭터들 웃음 선사

엉뚱한 수사과정에 폭소 만발

정통 연극의 진수 ‘안티고네’

법과 인간성의 대립 통해

시대 아우르는 가치 문제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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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춤추는 수사본부’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예술극장 엑터스토리에서 공연된다. 공연제작 엑터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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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 ‘안티고네’가 16~18일 대구 남구 대명동 한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한울림 제공

공연 비수기인 2~3월을 채워줄 프로젝트 연극 2편이 대구 연극무대를 잇따라 노크한다. 통상 공연 비수기로 분류되는 1~3월 모처럼만의 연극 공연으로, 새로운 작품에 목말라 있던 연극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연극 입체성의 진수…‘춤추는 수사본부’

공연제작 엑터스토리는 오는 17일(수)부터 다음달 26일(토)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예술극장 엑터스토리에서 연극 ‘춤추는 수사본부’를 공연한다.

관람료 9천원을 받는 엑터스토리의 ‘대구 소극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한고리로 무대에 오르는 춤추는 수사본부는 일본 현대연극을 대표하는 재일교포 극작가 츠카 코헤이(한국명 김봉웅)의 1973년 작품인 ‘열해살인사건’을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품은 1985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꾸준히 각색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립극단 전 수석단원 김은환씨가 새롭게 연출한 작품으로 입체적 연극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답보상태에 빠진 살인사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도쿄 경시청 형사실로 어느날 젊은 형사 구마다가 승진, 전입해 온다.

구마다는 전입 첫날 미제 살인사건을 맡게 되고 된다. 하지만 구마다는 수사 과정에서 부장형사 기무라와 여순경 하나꼬가 보고서를 조작하고 지문을 날조하는 모습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그 와중에 용의자 모모따로가 수사실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려 형사실은 난장판이 된다. 사라졌던 모모따로는 쇼의 한 장면처럼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를 본 기무라와 하나꼬는 모모따로에게 오히려 경의를 표하고 그를 정중히 대접하며 수사를 진행한다. 엉뚱하게 흘러만 가는 수사, 살인사건은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김은환 연출가는 “형식의 파괴와 파격의 연속으로 연극의 입체성을 강조한 게 특징인 작품”이라며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과장된 캐릭터들의 감정을 최대한 극대화한 대사, 감정을 증폭시키는 조명, 긴장과 이완의 강도를 조절하는 음악 등으로 러닝타임 내내 집중감 있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장형사 기무라 역은 이창호, 용의자 모모따로 역은 조정흠, 여순경 하나꼬 역은 고은아, 젊은 형사 구마다 역은 민주현이 맡는다. 이밖에도 강원모와 장선아가 출연한다.

전석 9천원. 매주 수·목·금·토요일 오후 7시 30분. 053-424-8340.

◇ 법과 인간성의 대립…‘안티고네’

극단 한울림은 정통 연극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안티고네’를 선보인다. 16일(화)부터 18일(목)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한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공연 비수기를 이용한 ‘단원역량 강화 프로젝트’의 한고리로 마련됐다.

안티고네는 고대 서구 문학사를 대표하는 극작가 소포클레스(BC 496∼BC 406)의 작품으로 그의 희곡 문학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안티고네는 그리스 비극의 전형적인 구조를 택하고 있으며 그 어떤 극작품보다 정교한 플롯을 보여 주고 있다.

원작은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압축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내용이 주인공 안티고네의 큰오빠이며 크레온의 생질인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이란 단일한 사건을 중심으로 빈틈없는 인과관계의 맥락 속에서 치밀하게 전개된다.

한울림이 선보이는 연극 안티고네는 희랍비극의 정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특히 법을 지키려는 자와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자의 대립과 갈등, 즉 법과 인간성의 대립을 절묘하게 표현한 게 특징이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테베의 통치권을 두고 싸우다 서로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 넣은 채로 죽는다. 왕이 죽자 크레온은 새로운 테베의 통치자로 등극한다.

크레온은 테베를 지키려 한 에테오클레스에게 성대한 장례를, 반역자인 폴리니케스의 시신은 매장과 애도를 금하며 광야에 버려 짐승들이 뜯어먹도록 한다는 칙령을 선포한다.

동생 안티고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 폴리니케스의 시신을 매장하다 들키게 된다. 결국 크레온과 안티고네는 칙령이라는 인간의 법과 시신매장이라는 신의 법 사이에서 대립하게 된다.

연출을 맡은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는 “법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법에 의해 통제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안티고네를 통해 인간 존엄성에 대해 관객들과 같이 고민해 보고 싶다”며 “특히 이번 공연은 앞으로 한울림을 이끌어갈 신인 배우들이 출연해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안티고네 역은 김윤경, 크레온 역은 오병호 , 하이몬 역은 이원희, 이즈메네 역은 박주희가 각각 맡는다. 전석 1만원. 화·수·목요일. 오후 7시 45분. 053-246-2925.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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