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람들’만의 새누리당 공천은 안 된다
‘진실한 사람들’만의 새누리당 공천은 안 된다
  • 승인 2016.03.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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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창재
정경부장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새누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의 새누리당 공천이 결국 민심을 넘어 당심을 우선시한 공천 결과가 속속 눈앞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친박 3선 중진 김태환 의원의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의미)공천을 신호탄으로 TK의 대폭물갈이가 본격화될 기미다. 친박 비박을 가리지 않은 혁신 공천이 기대되지만 오는 10일을 전후한 잇따른 공천발표에 TK는 탈락예비후보들의 반발과 경선 불발 후보들의 집단 항의 등으로 정가전체가 요동칠 전망이다.

현역 의원들의 공천탈락에 이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과 함께 향후 지역 총선 정국이 새누리당 후보 대 무소속 후보간 대결구도도 점쳐진다.

앞으로 예정된 지역 공천 탈락 현역의원들의 속사정은 딱하다. 친박 일색으로 19대 국회에 등정, 박근혜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자부했지만 물갈이 여론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19대 식물국회에 대한 현역의원 심판론을 타면서 지역정가는 대구경북의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는 사실상 예견돼 온 시나리오로 예측해 왔다.

올초 서울신문과 연합뉴스와 KBS의 여론조사 결과 TK 지역구에서 현역의원이 재출마했을 때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비율은 각각 59.7%와 57.3%에 달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 지역민 10명 중 6명이 물갈이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정부분 대구정가의 물갈이 공감대는 순식간에 식었다.

경북의원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구의 진박후보 지원사격이 거세지면서 지역민들은 민심에 기초하지 않은 진박들의 무소불위 진격에 자존심을 상해하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고 지역민심은 상대적으로 지역 현역의원들에게 돌아섰다. 현역의원들의 반격이자 강세가 두드러 진데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역의원들이 결코 잘해서가 아니다.

지역 현역의원들은 그동안 대구의원 경북의원 따로 국밥처럼 서로 한목소리도 내지 못했고 모래알처럼 전국적 현안에 큰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부산정치권의 잦은 신공항 가덕도 유치 옹호 발언에 지역정치권은 크게 꾸짖지도 못했고 존재감도 없었다.

지역출신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에 큰 선물을 주고 싶어도 못 줄 정도로 지역 의원들이 힘을 합치는 공감대 없이 큰 청사진을 제대로 못그렸다는 따가운 질책도 나왔다.

그러나 공천을 코앞에 둔 현 민심은 일단 현역의원에 점수를 주고 있는 형국이다. 진박 후보들에 대한 반감이 아직 남아있다는 얘기다.

진박후보들의 스펙은 차라리 19대 총선때 보다 낫다. 차관 출신의 초선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측근인 장관출신·청와대 출신의 초선이 지역발전을 이끌수 있는 비전에서 앞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19대와 같이 출퇴근 인사 없이 한달 낙하산 선거운동으로 국회에 가는 것보다 이번같이 유권자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며 혹한에 출퇴근 인사에 나선 후보들이 민심의 무서움을 안고 20대국회에 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지역 총선구도는 비박 공천 학살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박 공천 학살도 아니다. 배신의 정치로 지목받은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측근 현역의원들에 대한 공천 학살이냐에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지역 공천 결과가 여기로 연결될 경우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 이반은 물 보듯 뻔하다.

이한구 공관위 위원장은 지역 어느 곳이든 엄청난 파장은 일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정부분 의정활동에 미흡한 현역의원의 물갈이는 인정된다 치자. 공천 후폭풍도 본선전에 돌입하면 가라앉는다 치자.

하지만 일정한 잣대 없이 진박 후보들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인정하는 후보들만이 지역을 책임질 수 있다는 새누리당의 오만함은 버려야 한다.

새누리당의 지역 공천판에 지역일꾼과 토종인재 들을 골고루 분포시킨 초선 재선 다선이 조화로운 20대 총선판을 그려야 한다.

특정 의원과 곁가지 치기 공천을 포함한 공천에 따른 후폭풍 책임은 온전히 새누리당 공관위 몫이다. 무소불위 당심에 근거한 공천은 결국 본선엔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공정경선을 통한 민심에 의한 당당한 진박후보들의 등원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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