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숲 보존·활용방안에 대한 고찰
사찰숲 보존·활용방안에 대한 고찰
  • 김가영
  • 승인 2016.04.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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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숲

숲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이 즐기고 있는 공간이 사찰숲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절에 자주 가는 불자들도 자신이 가는 사찰 주변의 숲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 숲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관리돼 왔는지 꼭 알 필요는 없다. 모르고서도 우리는 이제껏 잘 지내왔다. 하지만 그렇게 그냥 두어도 괜찮은 걸까. 여기서 의문이 필요하다.

소나무 박사로 유명한 전영우 국민대 교수가 새 책 ‘한국의 사찰숲’을 출간했다. 산림학자로 오랜 기간 많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숲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왔지만 ‘사찰숲’을 전문적으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년을 앞둔 전영우 교수가 사찰숲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나 훌륭한 자원을 두고도 관심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웠던 것이다. 사찰숲이 얼마나 귀중한 자원인지 알리려면 그것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야만 했다. 그래서 집필을 시작했고 오랜 기간의 자료 조사 끝에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에서 사찰숲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 거의 모든 숲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불가와 숲의 관계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사찰숲의 기원과 형성 과정, 그리고 이용 실태를 상세히 실었다. 읽는 이에게 사찰숲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찰숲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그 역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찰숲으로 한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숲’을 생각해봤을 때도 숲이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의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숲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수술환자가 숲이 보이지 않는 병실에 입원한 수술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보고서, 항생제에 대한 부작용도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대표적이다.

직장인들의 업무 실태에 있어서도 숲이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능률이 높고 이직율도 현저히 낮아진다는 결과도 있다. 마을숲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저자는 이 책에 ‘다음 세대를 위한 생태역사 보고서’라는 부제를 붙여 “숲은 현대문명으로 비롯된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 지구상의 가장 큰 병원”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한국의 사찰숲은 귀한 숲 자원을 불교적 가치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음 세대를 위해 전국가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해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한국의 사찰숲

전영우 지음/모과나무/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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