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훌륭한 선수들과 보낸 행복했던 시간"
홍명보 "훌륭한 선수들과 보낸 행복했던 시간"
  • 대구신문
  • 승인 2009.10.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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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청소년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끈 홍명보(40) 감독은 사령탑으로 참가한 큰 국제무대에서 값진 성과를 얻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젊은 태극전사들이 한 차원 성장하기를 기원했다.

홍명보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선수단 숙소인 이집트 수에즈 아인소크나의 스텔라디마레 그랜드호텔에서 U-20 월드컵 결산을 겸한 인터뷰를 통해 8강 진출에 앞장선 선수들과 묵묵히 도와준 코칭스태프 및 지원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홍 감독은 대회를 마무리한 소감을 묻는 말에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이겨내 주고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운을 떼고 나서 "(여기에) 오기 전까지 우리 팀에 스타 선수도 없다는 말이 많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이 선수들이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훌륭한 선수들과 같이 보낸 시간이 행복했다"면서 옆에서 보좌한 서정원, 김태영 코치와 신의손 골키퍼 코치, 선수들의 강철 체력을 완성한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트레이너의 도움이 컸음을 강조했다.

또 선수들의 부상과 피로 회복을 도왔던 의무팀, 끼니마다 정갈스런 한국 음식으로 맛있는 식사를 책임졌던 김형채 조리실장, 선수단장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노흥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으로 청소년 대표팀 지휘봉을 처음 잡고 선수들과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선수 시절 A매치 135경기에 출전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에 앞장섰던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07년 아시안컵,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각각 딕 아드보카트와 핌 베어벡, 박성화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지난 3월 U-20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그는 "처음 선수들과 대면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강당에서 선수들을 만났을 때 설렘과 기쁨, 즐거움이 교차했다"면서 "고민거리도 있었지만 그 선수들과 보낸 시간은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미래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U-20 월드컵이 자신의 지도력을 평가받는 시험 무대였던 점이 부담스러웠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초등학교 감독도 안 해본 사람이 대표팀을 이끌 수 있나'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그는 "비중 있는 대회여서 심적으로 부담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힘이 돼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7개월 동안 발전했고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선수 때 경험을 살려 젊은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춘 팀 운영에 신경을 썼다는 그는 "선수들에게 축구 기술 이전에 올바른 자세를 먼저 가르쳤다. 자신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 이후 축구 방법을 가르쳤다. 짧은 기간이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이제는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수훈 선수를 묻자 "한 선수를 꼽기는 그렇고 골 넣는 선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수비진 네 명과 문기한, 구자철이 팀의 중심적 역할을 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어려운 상대를 맞아 제 몫을 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싸워준 선수들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그에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초보 사령탑인 그는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조금 더 완벽하게 팀을 이끌었어야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지난 가나와 8강 경기는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맛볼 기회였는 데 내 잘못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정한과 서정진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한 방이 있는 최정한을 뽑지 않은 건 기량 때문이 아니고 서정진이 팀 활용도에서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서정진이 제 역할을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과 함께 청소년 대표팀을 해산하지만 12월19일 창원축구센터 개장 기념으로 열리는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 친선경기 때 올림픽팀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러야 한다.

올림픽팀 운영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는 그는 "기본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강한 팀이 되려면 여기에 들어오지 못한 연령대별 선수들과 경쟁체제가 불가피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나태해지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한 차원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표팀은 시간과 싸움이다. 짧은 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 얼마나 자신의 기량 향상을 꾀하느냐에 따라 대표팀 전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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