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영벌 돌아오기까지…숨은 이야기들
뒤영벌 돌아오기까지…숨은 이야기들
  • 황인옥
  • 승인 2016.04.20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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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뒤엉벌을 찾아서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데이브 굴슨 지음/자연과생태/1만5천원

1988년, 영국 들판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영국이 고향인 짧은털뒤영벌이 자취를 감췄다. 1800년대 후반에는 뉴질랜드에 보내기까지 했던 짧은털뒤영벌이 정작 고향인 영국 땅에서는 사라진 것이다.

이에 뒤영벌 연구자인 저자 데이브 굴슨은 짧은털뒤영벌을 복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뒤영벌보존기금’을 설립한다. 그리고는 영국 사회에 뒤영벌의 존재와 중요성을 알리고자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스웨덴에 사는 같은 종을 데려와 영국 땅에 방사하는 데는 성공한다.

이 책은 그 모든 과정에 대한 서사다.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뒤영벌의 영국 귀환을 소개한다.

뒤영벌은 꿀벌과에 속하는 벌로, 약 3,000만 년 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출현했다. 세계에 250여 종이, 우리나라에는 22종이 산다.

뒤영벌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벨기에의 한 연구가에 의해서다. 1985년에 그가 뒤영벌의 토마토 수분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하고 상업용 뒤영벌을 사육한 이래로, 뒤영벌은 세계 채소와 과일 재배 농가의 일등 공신이 된 것.

이 책은 뒤영벌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흔치 않은 자료다. 뒤영벌의 기원부터 분류, 형태, 생태, 관련 질병, 현황까지 치밀하게 다루며 뒤영벌의 이해를 이끈다.

책에는 뒤영벌의 독특한 생태를 아주 생생하고 흡입력 있게 기록하고, 더 나아가 벌의 독특한 생활사 이해에 도움이 되는 자연과학 지식과 어떻게 벌을 연구하는지 알려주는 연구 방법론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수록돼있다.

저자는 뒤영벌을 연구한 이유에 대해 “중요한 수분 매개자라서가 아니라 행동 방식이 흥미롭고 신비롭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끈덕지게 관찰한 뒤영벌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그 말에 절로 고개 끄덕이게 된다.

저자의 업적이 유의미한 이유는 뒤영벌을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뒤영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뒤영벌보존기금’을 설립하고, 영국 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뒤영벌보존기금’의 노력으로 사람들은 뒤영벌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인식 변화는 환경 변화로 이어졌다. 현재 영국 곳곳에서는 사람만을 위한 경작지가 뒤영벌을 비롯한 여러 생물을 위한 초원으로 바뀌고 있고, 자연 파괴로 말미암아 서식지를 잃고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저자 데이브 굴슨(DAVE GOULSON)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현재 서식스 대학에 생명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그는 벌과 나비를 비롯 다양한 곤충에 관한 글을 썼다. 지난 2006년에는 뒤영벌보존기금을 설립했고, 이 선구적인 업적으로 최고의 환경 프로젝트에 수여하는 헤리티지복권기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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