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LPGA 구세주…망하지 않고 성장”
“아시아, LPGA 구세주…망하지 않고 성장”
  • 승인 2016.05.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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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개 대회 중 11개 우승
美 대회 33%, 亞기업 후원
지난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 출신 원로 골퍼 잰 스티븐슨(호주)은 “아시아 선수들이 LPGA투어를 망치고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스티븐슨의 발언은 큰 물의를 빚었다.

스티븐슨은 “LPGA 투어 선수가 가져가는 상금은 미국인의 돈”이라며 미국 선수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븐슨은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마지못해 사과했지만 LPGA 투어에서 비영어권, 특히 아시아 선수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이 엄존한다는 불편한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가 됐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차별 논란은 2008년 LPGA 투어가 비영어권 출신 선수를 대상으로 영어 시험을 치러 불합격하면 투어 대회 출전을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다시 한 번 불거졌다.

거센 반발로 결국 영어 시험 방안은 백지화됐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널리 확산하는 기폭제가 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LPGA 투어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우승을 휩쓰는 바람에 미국에서 점점 인기를 잃어간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심지어 국내 골프팬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런 왜곡된 시각을 증폭시키는 것은 LPGA투어가 갈수록 아시아 선수들의 잔치판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번 시즌에 치러진 12개 대회 가운데 5개 대회 우승 트로피는 한국 선수가 차지했고 한국 태생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2개를 가져갔다. 일본 국적의 노무라 하루도 우승컵 2개를 챙겼다. 또 한국인 부모를 둔 이민지(호주), 그리고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각각 1승씩 챙겼다. 12개 대회 가운데 11개 대회 우승자가 아시안 핏줄인 셈이다.

스티븐슨의 주장이 맞는다면 아시아 출신 우승자가 훨씬 많아진 지금 LPGA투어는 망했어야 한다.

하지만 LPGA투어는 오히려 더 발전하는 중이다. LPGA투어는 지난 2008년 이후 금융 위기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2011년 대회는 고작 23개만 개최했다. 올해는 대회가 33개로 늘어났고 상금은 2011년보다 56%나 증가했다. 올해 LPGA투어는 작년보다 대회는 2개, 상금은 400만 달러가 늘어났다. 분명한 성장세다.

미국 골프 칼럼니스트 랜들 멜은 최근 트위터에 “예전에 어떤 유명한 선수가 말하기를 아시안이 LPGA를 망친다고 했다. 사실은 아시아가 LPGA투어를 구해냈다”고 썼다. 스티븐슨의 ‘망언’이 틀렸다는 것이다.

2011년 LPGA투어 대회 23개 가운데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대회는 7개뿐이었다.

지금은 14개로 늘었다.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대회가 늘어난 덕도 있지만, 미국 땅에서 열리는 대회 18개 가운데 3분의 1에 이르는 6개가 아시아 기업 후원으로 개최된다.

한마디로 아시아 기업의 손길이 없었다면 LPGA투어는 고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LPGA투어 마케팅 담당 존 포더니 이사는 “투어 수입은 2008년보다 60%가량 늘었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절반이 넘는다”고 밝혔다. LPGA 투어 마이크 완 커미셔너는 “미국 경기가 또 나빠져도 예전처럼 투어가 쪼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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