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열매를 영글게 하자
변화의 열매를 영글게 하자
  • 승인 2016.05.16 21: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채남 한국데이터사이언스학회 학회장
엄동설한의 겨울을 지나고 나니 봄이 와서 산에 들에 꽃들이 만개하였다.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 목련 등이 번갈아 가면서 활짝 피었다.

계절의 변화, 자연의 변화처럼 지난 4·13 총선으로 대구 정치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여당, 야당, 무소속 등으로 아주 다양해졌다. 20년의 일당독재 체제가 무너지고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선의의 경쟁체제가 마련되었다. 다양한 꽃들로 산이 알록달록하게 물들 듯이 다양한 국회의원들로 대구의 정치가 아름답게 변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졌다.

정치의 변화는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비록 대구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시민들에게 익숙하던 국회의원이나 구청장 출신이 아니라 혜성과 같이 나타난 새로운 인물이었다. 그는 대구의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당선되었다. 대구시민들은 당을 바꿀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정치의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

정치의 변화와 함께 대구 경제의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대구시는 7대 신산업의 테스트베드 전략으로 대구가 첨단 산업의 메카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WE SMART’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테스트베드 전략은 연구개발(R&D)의 결과로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의 시험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이다. ‘WE SMART’는 물(Water) 에너지(Energy) 스마트기술(Smart) 의료·바이오(Medical) 문화·예술(Art) 로봇(Robot) 관광·컨벤션(Tour) 등의 7대 신산업이다. 이를 통해 섬유·자동차 부품 등 전통적인 제조업(Brick and Mortar) 중심 도시에서 탈피하여 기업의 테스트베드 제공으로 첨단 산업도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이 불고 꽃이 핀다고 다 된 것은 아니다. 꽃이 피는 봄은 화사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생동감과 기쁨을 주지만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봄꽃은 아무리 아름답게 피어도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지고 만다. 봄꽃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실속이 없다. 화사한 꽃에 순간적으로 현혹되어 있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가고 변화의 열매를 만들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봄의 꽃은 지더라도 열매로 잘 영글도록 해야 한다. 농부는 꽃이 필 때 구경만 하고 있지 않고 튼실한 열매를 영글게 하기 위해 열심히 농사를 준비한다. 마찬가지로 대구시와 시민들도 변화의 꽃이 열매로 잘 영글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변화의 꽃을 열매로 영글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 할까? 첫 번째는 창조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대구시장의 리더십에 호응하여 공무원의 팔로워십(Followership)이 필요하다. 팔로워십은 공무원으로서 바람직한 특성과 행동을 의미한다. 팔로워십은 시장이 바람직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해야 하며, 시장에 대한 동의뿐만 아니라 추종을 넘어 건전한 비판도 함께 한다. 시장의 리더십만으로 변화의 열매를 맺게 하기는 힘들다. 시장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면서 혼자 앞서가면 요란하기만 하고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시장의 비전은 공무원들과 공유되고 실행이 잘 되어야 한다. 변화의 열매는 공무원 팔로워십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대구의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공무원 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공무원들이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야근이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특근을 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이렇게 일에 파묻혀 있다보면 자기계발을 할 시간이 없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을 할 수가 없다. 공무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자기 시간을 주자.

세 번째는 젊은 공무원들의 자질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청년공무원 국장제나 회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무원이 되고 있는데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20세기 초의 관료제에 얽매여 젊은 유능한 공무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도구화 되고 있다. 젊은 공무원의 자유분방함과 창의력을 활용하자.

네 번째는 변화의 열매를 위해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백가쟁명식 정책은 컬러풀해 화려하고 이쁘게 보이지만 한정된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어렵기에 탁상공론과 전시행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던 대구시는 우선적으로 중요하고 파급효과도 큰 정책을 선택하여 자원을 집중하여 성공의 경험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도 잘 하니까 되더라’라는 자신감과 성공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변화의 꽃이 필 때 열매를 영글게 할 수 있는 준비와 실행을 하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