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과학이 사랑한 스포츠
데이터과학이 사랑한 스포츠
  • 승인 2016.05.19 21: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대구 시민들이 고대하던 새 야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오랜 기다림 끝에 문을 열었다. 심지어 새 야구장의 진입로는 ‘야구전설로’라는 뜨거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웃음이 나면서도 두근거림을 멈추기 힘들다. 필자도 얼마전 파란피가 흐른다며 설레어하는 지인들과 함께 새 야구장을 방문했다.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구장이라던 소문은 소문만은 아니었던 듯.

방문해 보지 못한 메이저리그 구장과의 비교는 감탄사의 일부로 남겨두더라도 새 야구장 곳곳에서 관중친화적인 구조에 대한 고민들이 묻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팔각 다이아몬드형 구장은 원형이 대부분인 국내에서 유일한 형태이다. 이로 인해 전보다 더 많은 야구팬을 수용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필드와의 거리도 가까워져 관중들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되었다. 시민구장보다 몇 미터 가까워졌을 뿐인데 관중석에서 느끼는 현장감은 그 곱절이었다.

새 야구장의 이러한 시도들, 즉 관중들이 경기에 더 몰입하게끔 돕는 여러 방면의 시도들은 스포츠 분야의 아주 오래된 고민 중의 하나이다. 어떻게 하면 관중들이 경기를 더 즐길 수 있을까? 과거에는 경기장에 직접 방문해야만 경기를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TV라는 매체를 만나 현장에 있지 않아도 ‘시청’ 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실제 경기 현장에 없어도 있는 것처럼 ‘보고 느낄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2015년 미국 NBA 경기의 중계 현장에는 낯선 카메라 장비가 등장한다. 바로 경기장면을 실시간 VR(가상현실)로 방영하는 카메라였다. 프로 스포츠 경기에 VR시스템이 접목된, 경기장에 오지 못한 관중들은 VR헤드셋을 통해 농구 경기장면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된 첫 시도였다. 이 경기의 중계를 담당했던 NextVR社는 올해 폭스스포츠의 라이브 VR중계권을 따내면서 농구 뿐만 아니라 야구, 축구, 자동차 대회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로 VR 중계를 확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KT가 프로야구 경기의 VR 생중계를 성공한 바 있다.

미래 유망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VR이 스포츠분야에서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이유는 이 기술의 기술적 특성 때문인데, VR기술은 체험자가 영상을 얼마나 실제처럼 느끼고 거기에 몰입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도 역동적인 스포츠분야에서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 분야는 데이터과학의 변화가 여실히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이미 이 흐름을 목격한 바 있다. 그해 월드컵의 우승컵을 가져간 독일은 월드컵 전 ‘SAP 매치인사이트’라는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해 선수들의 몸, 선수복, 축구공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상태를 데이터화하고 분석했다. 이것은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 분석 기반 전략 구축으로 이어졌고, 독일 축구를 우승으로 이끈 숨은 주역으로 밝혀졌다. 경기전략 및 선수들 관리에 있어 데이터과학이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전환점이기도 했다.

프로선수들로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일반인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더 나은 생활 패턴을 제안하는 것은 이미 알게모르게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한 예로, 요즘 스마트폰들은 피트니스 기능을 기본적으로 내장해 사용자의 이동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매일 쌓인 나의 빅데이터인 셈이다. 국내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인공지능 기반 스포츠 코칭 시스템에 크게 투자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프로선수들이 받던 전문 케어 시스템을 일반인들도 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처럼 스포츠분야는 데이터 과학기술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만 같다. 경기장의 선수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보고 느끼는 영역까지 안팎으로 열렬히 변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현존하는 기술의 한계들은 잠시 내려놓고, 스포츠경기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스포츠의 시대를 맞이하는 즐거운 고민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