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생산 공장의 폐해
강아지 생산 공장의 폐해
  • 승인 2016.06.08 09: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동학 동인동물병원 원장
반려동물 100만 시대에 부끄럽고 한심한 일들이 연일 방송에 보도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어두운 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이런 현실에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반려동물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과 수의사법이 빨리 개정되어서 이렇게 비위생적이고 무자격자가 진료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56년에 수의사법을 만들면서 도서벽지에 한해서 자가진료를 허용해 주었다. 자가진료란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에 한하여 질병에 걸렸을 경우에 또는 질병 예방을 위하여 동물에 치료 및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는 수의사가 절대 부족하여 시골 오지, 산간, 섬마을에 수의사가 없는 곳이 많아서 이런 곳에는 수의사가 아니라도 자신이 사육하는 동물에 한하여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 전국에는 6천여 개의 동물병원이 있고, 시골이나 섬 지역에도 동물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자가진료가 허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수의사법의 허점 때문에 사랑스러운 반려견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전문적인 수의 교육기관인 수의대학에서도 실습을 위해서는 지도교수와 조교수들이 참여하여 학생들의 실습을 도와준다. 조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수술을 하는 방법을 세밀히 가르쳐 주고 또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 그리고 매년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에 미안한 마음을 갖는 시간을 가지고 동물의 넋을 기리는 수혼제라는 제사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아무런 죄가 없는 동물들에게 주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돈벌이의 수단 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시술되고 있는 치료나 수술행위는 동물에게 학대를 가하는 것이다.

방송에서 농장 주인들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들이 하는 수술방법을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서 수술을 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농장 주인이 수술을 이렇게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동물이 실험에 희생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 현실이 한탄스러웠다.

자신이 키우는 동물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자기가 수술하다가 실패하여 죽거나 장애를 입어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강아지 공장들의 현실이 개탄스럽다.

이런 현실에 농림부에서는 동물 간호사(수의테크니션) 제도를 금년 내에 도입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현 정부의 과시적인 성과가 필요하겠지만 너무 서두르면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가 진료가 없어지지 않는 한 수의테크니션 제도가 도입되면 이런 직업군이 불법진료를 조장하게 되고 반려동물의 무분별한 치료 및 수술이 늘어나서 반려동물을 더욱더 고통에 빠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반려동물에 한하여 수의사법을 개정하여 자가진료 조항을 삭제한 후 수의테크니션 제도가 도입되면 반려동물의 무분별한 진료행위가 없어지고 반려동물이 올바른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일부 대학에서 반려동물 테크니션 학과가 개설되어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 학생들의 안정된 직장도 보장되고 우리나라의 새로운 동물 테크니션들이 배출되어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들의 진료를 도와주어 반려동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기를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