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한 서산 틈으로 기운다
날이 가고
해가 기울 때마다
아쉬워라
내 작은 앎도 부족하고
낮은 사랑마저 간직할 수 없다
신작로 너머
아지랑이 물결 잡고
온종일 기억되던
붉은 꽃잎 시들고
멀리서 바라보는
한 장의 행복은 작아지고
능력 없이 괴로움에 비틀거리는
나약한 몸매를 다듬고
서산에 석양 꽃이 지면
오늘밤은 울고 싶어라
▷▶안종준 아호: 봉민 1959년 마산生, 시민문학 문학연구위원역임. 現) 낙동강문학 주필,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위원, 시집: [새벽동이 트기전에], [그대 가슴속 꽃으로 피어] 「등불」
<해설> 하루해가 서산으로 기울 무렵, 퇴근길 문 밖을 나서면 쌀쌀히 부는 바람 한 점에 가슴이 철렁 할 때가 있다. 청춘의 열정을 다 불사르지도 못했는데 어느덧 머리엔 서리꽃도 내리는 현실. 비록 석양꽃이 울음을 터트려도 마음꽃으로 달랠 수 있길. -김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