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3만원, 티셔츠 한 장 14만원
커피 한 잔 3만원, 티셔츠 한 장 14만원
  • 강나리
  • 승인 2016.07.07 16: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싸야 잘 팔린다”
대구 수성구 일부 가게
불황 속 고가마케팅
김밥 한 줄에 1만원선
미용실 이용 요금도
타지역의 2배 이상 받아
‘커피 한 잔에 3만 원, 면 소재 흰 티셔츠 한 장 14만 원, 김밥 1줄에 9천500 원~1만3천 원’

‘고가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대구 수성구 지역 일부 가게들이 붙인 가격표다.

제품의 질(質)적인 차이를 강조하지만 ‘남들과는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허영심과 자기만족감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고가 마케팅이 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처럼 불황일수록 고가마케팅이 고개를 든다.

지난 6일 낮12시30께 수성구 범어동 한 카페.

커피 한잔 값이 무려 3만 원이지만 식사 후 아늑한 분위기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30~40대 중반 남녀들이 테이블을 메우고 있었다. 이곳에선 서민들이 느끼는 애옥살이 살림 근심은 남의 나라 얘기였다. 인근 한 여성 보세 의류 판매점은 ‘30~50% 세일’이란 문구를 써붙여 놓고 상표가 없는 흰색 면 티셔츠 한 장을 1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브라우스는 한 장에 30만 원을 넘었지만 옷을 구경하거나 구입하는 40대 여성들이 많았다.

수성구 들안길 A식당은 김밥 한 줄에 1만 원을 받는다. 김밥과 우동 세트 값은 2만원을 웃돈다. 또다른 식당은 파스타 1인분에 3만 원이 넘어 대구의 다른 지역보다 3배 이상 비쌌다.

이들 식당에는 20대 남녀를 비롯해 30대 중반의 여성들이 3~4명씩 모여 함께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산동에 사는 김모(여·29)씨는 “가격이 비싸지만 분위기가 좋은데다 이곳에 있으면 왠지 나도 상류층이 된 것 같아 가끔 찾는다”며 “주변에도 가끔씩 고급 식당이나 옷을 사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여성들이 자주 찾는 미용실과 네일아트샵 등도 고가 마케팅에 가세했다.

범어동·두산동·황금동 일대 미용실은 여자 커트가 기본 2만 5천 원으로 동구지역에 비해 50%이상 비싸며 파마의 경우 약품 추가여부에 따라 7만 원에서 25만 원에 달했다.

황금동 주택가에 있는 한 네일아트샵의 가격은 기본 4만 원 이상으로 동구 등 다른 지역보다 최소 1만원 이상 비쌌다.

가게 주인은 “수성구 일대는 월세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가격이 비싸야만 상류층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