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짓는 일은 영혼의 구원과 정화의 과정”
“시를 짓는 일은 영혼의 구원과 정화의 과정”
  • 황인옥
  • 승인 2016.07.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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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준원 전 고모역 문화관장

시집 ‘퍼뜩 나온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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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준원 전 수성문화원 이사가 두번째 시집 ‘퍼뜩 나온나’를 출간했다.
시심이 춤을 추기 시작하니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첫 시집 ‘고모역 너머 바다가 있다’ 출간 후 6개월 만에 설준원 전 고모역 문화관장이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시인의 의미 있는 첫 시집에는 고모역을 보다 쉬우면서도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시들이 아로새겨졌다.

설 관장은 2013년 2월 코레일 대구본부와 3년간 무상임대 및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고모역문화관’을 운영해오다 지난 2월19일자로 위탁 운영 계약이 종료해 고모역에서 철수했다. 1집은 고모역과 고모역문화관을 보다 친근하게 홍보할 수 있는 방편의 시들로 채웠다.

설 관장은 “시를 짓는 일이야말로 스스로를 뉘우치고 회계하는 과정”이라며 “시는 영혼을 정화하는 기도”라고 첫 시집 출간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 소회 속에 이미 두 번째 시집의 방향타가 녹아있다.

가톨릭 신자인 시인은 이번 시집에 신학에 눈 뜬 영성을 녹여냈다. 1집이 고모역을 향한 현실의 외로움을 담았다면, 2집에는 성서이해와 말씀에 대한 영적 각성을 실은 것. “높으신 존재의 깊은 뜻을 깨닫게 되어 한밤을 지새우고 고백하게 됐다. 그 깨달음을 시로 읊었다.”

시집의 제목인 ‘퍼뜩 나온나’ 역시 성경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예수가 나자로의 죽음을 보고 돌에 막혀 있는 무덤 앞에서 ‘나자로야 나오느라’라고 하고 나자로가 걸어 나온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것.

“1집을 출간하고 엄청난 시심이 샘솟았다. 평생 이처럼 쏟아내지는 못할 것 같다. 누구나 깨달음에 대한 가슴 벅찬 시기가 올 수 있는데, 내게는 최근 6개월이 그런 시기였던 것 같다”

제목이 시집 내용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듯 이번 시집에는 구원의 세계가 시작됨을 의미하는 ‘시작되었습니다’와 하느님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인 ‘하늘생각’, 그리고 가르침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가르침’, 영원한 생명을 갈구하는 인간의 소망을 기록한 ‘소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이번 시집에 ‘종교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담았다.

“현 세계는 종교마저도 물질에 잠식당하고 있다. 본질에 대한 목마름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물질이 세계를 지배할수록 역설적이게도 때 묻지 않은 영성에 대한 갈망은 깊어간다. 종교인이 아니라도 그럴 것이다. 내 시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시집에는 가족 사랑이 남다른 시인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담겨있다. “…내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못 그린 것은 당신의 주름살/ 내 잘못인가 보다…”라며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절절히 토해내고, “…따스한 봄 햇살 속에/ 강변 거닐며/ 서른 가지 이야기 하고 싶다…”며 방학기간에 새벽부터 밤까지 세 군데의 알바로 생존게임을 헤쳐 나간 딸을 뜨겁게 보듬는 아버지의 진솔한 심정을 담았다.

세속에 대한 성찰이든 종교적인 깨달음이든 시인에게 시는 고단한 삶에서 만나는 한 줄기 ‘희망의 메시지’다. “시는 길 잃은 자, 삶의 고단한 길을 열어주는 희망의 메시지이고 영혼의 치유제다. 또한 영혼 깊이 울리는 실내악이다. 이번 시집이 깨달음을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을 확신하고 열린 말씀으로 변화된 삶을 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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