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과 신보호무역주의
미국의 대선과 신보호무역주의
  • 승인 2016.07.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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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최근 박대통령은 국무회에서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추세를 우리가 대외지향적인개방정책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영국의 EU탈퇴국민투표이후 신고립주의가 확산될 우려가 커지는 등 대외여건이 매우 어렵지만 미래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신산업육성과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백번 옳은 말이지만 이게 우리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금년 11월에 치러질 미국의 대선에 트럼프라는 기인이 등장하면서 신보호무역주의는 대선주자들의 정강정책으로 채택되고 여기에 영국의 EU탈퇴국민투표마저 가결되자 전 세계에 보호무역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번 미국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층국민의 분노와 비주류바람으로 국민의 분노를 증오와 분열로 증폭시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있는가 하면 이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분노와 상실감을 정치참여로 유도하고 있는 민주당의 센더스 후보도 있다.

트럼프는 이미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센더스가 아직 백기를 들지는 않았지만 민주당도 힐러리를 대통령후보로 확정짓고 오바마 현대통령과 센더스의 힐러리 지지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어 모든 정황으로 보아 힐러리의 대선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힐러리가 이번대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트럼프가 주창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검토 내지 폐기’를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미 국민들의 반 국제화, 반 자유무역정서가 각 계층에 만연되어있고 민주당내에서도 동조세력이 많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이미 ‘지난 30여 년간 미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너무 많은 무역협정을 채결했으며 이 협정들이 대기업의 이익을 증진시키기는 했으나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기준, 환경, 공공보건을 보호하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기존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고 ‘앞으로 환율조작국에 대한 책임을 물리고 법집행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포함하여 현행무역규칙과 수단의 집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이며 지난4월에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 일본, 대만, 독일을 환율조작여부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해 놓았다.

이와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민주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고 어떠한 무역협정도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며 의회승인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향후 미국의 대내외정책은 보다 진보적이고 좌향화 되어 신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 국민의 기본인식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한 가닥 서광이 비치는 것은 EU가 영국의 탈퇴라는 그 난리 속에서도 미국과 FTA격인 ‘범 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내년 1월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임기만료 전에 타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으며 중국과도 FTA체결을 전제로 한 ‘포괄적인상호투자협정(BIT)’의 협상속도를 가속화 하고 있어 중·EU의 FTA도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3대경제권인 EU와 미국, 중국이 상호투자협정과 FTA로 엮이게 되면 미국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신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는 빛을 잃게 될 것이고 영국의 EU탈퇴는 의미가 퇴색되어 유럽보수정권들의 제2, 제3의 브렉시트 시도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이처럼 세계경제판도의 흐름에 대변혁이 감지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여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세계경제의 변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으므로 2012년 11월 협상개시선언 이래 10차례의 실무회담을 하면서 4년째 끌어오고 있는 한·중·일 FTA를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는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행 한·중 FTA는 보완할 점이 많고 중국의 비관세장벽도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으며 일본의 혐한분위기로 반 토막 난 대일 수출과 인적교류도 한·중·일 FTA의 완결로 헤쳐 나갈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수출유망품목을 창출하고 선제적인 투자활성화대책을 수립해야한다’는 박대통령의 당부처럼 각 경제주체들이 지금 바로 액션프로그램 작성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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