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 갠 하늘’ 아쉬움 남긴 中 공연
뮤지컬 ‘비 갠 하늘’ 아쉬움 남긴 中 공연
  • 남승렬
  • 승인 2016.07.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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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에이전시에 전적 의존
진행과정서 미숙함 드러내
조선족·교민 관객만 가득
현지 관객 유입 효과 못 거둬
비갠하늘2
대구시립극단은 지난 20~21일 중국 선양 조선족문화예술관 공연장에서 창작뮤지컬 ‘비 갠 하늘’ 초청 공연을 펼쳤다. 남승렬 기자
대구시립극단이 제작한 창작뮤지컬 ‘비 갠 하늘’의 해외공연이 지난 20~2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시 조선족문화예술관 공연장에서 펼쳐졌다.

뮤지컬 비 갠 하늘은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올해 3월 대구시립극단이 제작, 초연했다. 이번 중국 공연은 선양 조선족문화예술관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현지 조선족과 교민들에게 대구에서 발굴한 공연 콘텐츠를 선봬 새로운 여성상과 항일운동을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진행됐지만 한계점과 개선돼야 할 부분도 적잖게 노출시켜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 첫날 200여석 남짓의 공연장을 찾은 관객 150여명 대부분은 조선족과 교민들이었다. 이들은 작품을 보며 일제강점기 조선의 항일운동을 떠올리며 상기된 감정을 보였다. 하지만 당초 취지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객 중에 현지인들은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다. 실제 다른 시·도의 국·공립 극단의 경우 해외 공연에 나설 때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순회공연 형식의 공연은 가급적 지양하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국제연극제와 페스티벌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현지 관객 유입 효과에 공을 들이고 해외 공연 경력을 쌓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대구산(産) 공연 콘텐츠의 글로벌화와 대구와 선양 양 도시간 우호 증진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됐지만, 공연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특정 인사와, 대구지역 공연예술계 안팎으로 얽히고 설킨 특정 인맥 등에 의존하는 후진적 해외초청 공연시스템은 시립극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지역 공연예술계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고질적 병폐로 지목됐다.

대구시립극단은 이번 선양 공연 추진 과정에서 중국 사정에 밝다는 이유로 1명의 특정 에이전시에 지나치게 의존, 현지에서 일정을 수행함에 있어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대구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과거에도 대구의 예술단체가 중국 공연을 진행할 때 특정 인물과 인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대형 에이전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나마 체계를 갖춘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 단계부터 현지 홍보와 마케팅, 공연팀의 일정 수행까지 꼼꼼히 챙기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의 열악한 공연 인프라와 통역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특히 공연장 선정에 있어, 예산 문제와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공연 진행 절차상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시립’이라는 격(格)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공연장 시설은 현지 공연에 나선 배우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대구시립극단 관계자는 “시립극단 차원에서 오랜만에 해외 공연을 추진하다 보니 미숙함 점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좀 더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질 높은 대구의 공연문화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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