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아트'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디지털 속성을 가지고 있는 컴퓨터 작업을 작가는 아날로그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곧 컴퓨터에서 각종 물감을 배합하고 선을 그리고 빛을 만들기도 하면서 화면을 채색해 나가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작가 특유의 감성이 포함되는데 추상화된 화면을 보면서 모양을 이리 저리 바꾸기도 하고 색을 덧칠하기도 하고 빛의 농도를 조절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이는 컴퓨터가 지닌 기술적인 특징을 사용하여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빛의 표현, 빛이 지나간 자국과 빛의 흔적에 주목하며 빛이 투사하는 과정에서 야기된 빛의 잔상, 파장에 주목했다.
빛의 흐름으로 이루어진 자연물의 조합이나 거리에서 쏟아져 나온 인물들의 흐느낌,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과 나비의 움직임,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들, 주변 인물들의 형상에서 생명감을 찾아 간략하게 윤곽선으로 요약해 덩어리로 표현했다.
이는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율동감을 발견하며, 그 아름다움들을 심상으로 걸러내어 심미적 리듬감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선 디지털 전문가의 공학적 감각으로 자유로이 프로그램을 운용해 색채를 선택하고, 형상을 조합하고, 크기를 조절하며, 색조조정과 필터사용을 통해 전통 물감과 붓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과 효과로 독특한 환상적 화면을 구사한 작품 27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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