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日 황국신민화 자료 발견
대구교육청, 日 황국신민화 자료 발견
  • 남승현
  • 승인 2016.08.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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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사용 강제 규정 등

식민지 교육 실체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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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공개한 황국신민화 교육자료 원본사진.

일제가 얼마나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우리민족을 말살하고 황국신민화하려 했는지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자료 5점이 발견됐다.

14일 대구시교육청이 공개한 ‘황국신민의 서사(맹세)’는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교학진작과 국민정신 함양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1937년에 만들어 조선인에게 외우게 한 맹세다.

서사는 ‘우리는 대일본제국의 국민입니다’로 시작, ‘우리들은 마음을 합하여 천황폐하에게 충의를 다하겠습니다. 우리들은 괴로움을 참고 단련해서 훌륭하고 강한 국민이 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고등여학교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우리들의 맹세’는 건강에 주의 할 것,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할 것, 정숙하고 온순할 것 등의 아홉 가지 사항을 실천하자는 맹세문으로 ‘이를 실천해 좋은 일본부인이 돼 이 훌륭한 우리 일본나라의 기초를 더욱 공고히’하는 것을 맹세토록 강요하는 내용이다.

‘국어(일본어)환경조사’는 일본어를 보다 철저히 보급하기 위한 기초환경 조사에 관한 자료이다. 방과후 독서 및 서한, 가정에서 쓰는 일본어 상용 상황, 가족의 학력 및 일본어 상용 정도, 가족 중 일본어를 이해 못하는 사람의 숫자 및 지도방법 등에 대한 조사항목이 설정돼 있어 일제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일본어 상용을 획책했는지를 알 수 있다.

‘국어(일본어) 상용에 관한 규정’은 학교 및 학급 규정을 통해 일본어 사용을 강제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모든 교직원과 학생은 교내·외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경우 대답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 이름을 쪽지에 적어 투서함에 넣고 성적에 반영하는 등 조직적으로 한글을 말살하고 일본어를 상용하도록 강제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교의 수련’은 황국의 도를 실천해 진충보국의 정신을 발양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자료로 지도요지, 지도방침에 의거한 본교의 수련방침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수련방침에서는 수련의 형태를 일상수련, 정시수련, 수시수련(30일 이상), 숙사수련 등 4가지로 나누고 있으며, 일상수련의 경우 등교 하교훈련부터 비상시 생활훈련까지 24개로 다시 나누는 등 황국신민화를 위한 수련과정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구성돼 있다.

수련사항으로는 예법훈련으로 야스쿠니신사제 신단예배를 실시할 것과 정시수련으로 군봉사에 힘쓸 것 등 황국신민화를 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으며, 아울러 시국인식을 깊이 해 군부(軍部)와 연락해 봉사작업에 힘쓸 것을 주창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시대 연구자인 박환교수(수원대학교 사학과)는 “특히 그동안 학계에서 이뤄진 일본어 사용 및 보급에 대한 연구가 막연한 정책적 지침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반면, 본 자료는 숙명고등여학교라는 여학교의 구체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이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광복 71주년을 맞아 그동안 교과서를 통해 배워왔던 식민지 교육의 실체를 체감하고, 다시 한 번 광복의 의미 및 민족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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