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봉사 계속하겠다"
상근 예비역 전역...'모범적 병사' 여단장 표창
“이젠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상근 예비역 전역...'모범적 병사' 여단장 표창
한 20대 청년이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며 월급을 아껴 모은 돈을 지역 사회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정우민(22·대구시 중구 동인동)씨. 정씨는 육군 제50사단 중남구대대 대봉1동대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한 뒤 지난 19일 1년 11개월간의 군 생활을 마쳤다.
그는 전역을 3일 앞둔 지난 16일, 자신이 근무했던 대봉1동 주민센터에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그간 봉급을 아껴 모은 20여만원을 기부했다.
인터뷰 제의에 그는 “대단한 일도 아닌데 일이 커진 것 같아 부끄럽다”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정씨는 “상근예비역으로 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다보니 지역 주민들을 많이 만났고, 전역하면서 작지만 뭔가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어서 한 일”이라고 했다.
사실 20만원은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군 생활을 하는 이에겐 병장 월급의 2개월치가 넘는 큰 돈이다. 더구나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했던 정씨에게는 출퇴근 경비나 식비, 게다가 영외에 거주하다 보니 한 푼의 용돈도 아쉬웠을 터. 때문에 그에게 있어 매월 일정 금액을 모은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부대 관계자도 전역자가 지역사회에 성금을 기탁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선행에는 함께 근무했던 동대장의 영향이 컸다.
“동대장님은 항상 병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일종의 정신교육이죠. 그 가운데서도 ‘남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가장 깊이 와닿았고, 그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전역하던 날 정씨는 여단장 표창을 받았다.
중남구대대장 정연오 중령(학군29기)은 “정 병장은 항상 밝은 모습과 자신의 임무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후임병들에게도 친형처럼 따뜻하게 대하던 모범적인 병사였으며 전역을 앞두고 행한 그의 봉사정신은 병사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며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경북대 자연자율전공학부 1학년을 휴학하고 2007년 입대한 정씨는 전역 후 현재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
정우민씨는 “그간 군생활을 하며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배웠으니 이젠 실천할 일만 남았다”며 “금전적인 도움은 아니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부대는 정씨의 미담사례를 전 장병에게 전파,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군이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도훈기자 hoo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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