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의심환자-고민
신종플루 의심환자-고민
  • 남승현
  • 승인 2009.11.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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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열이 나고 기침을 해 병원에 오긴 했는데 오히려 불안합니다”

신종플루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31일 7살난 아들을 데리고 A병원을 찾은 이모(42)씨는 무려 5시간을 기다린 후 감기약처방을 받았다.

마스크를 낀 300여명의 환자와 부모가 뒤섞인 A병원에서 5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이씨의 머릿속은 희뿌옇게 바뀌었다.

‘가벼운 감기인데도 불구하고 혹시 병원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을 까. 타미플루 약을 처방받으면 깨끗하게 나을 수 있을 까’등.

결국 이씨의 아들은 열이 37.8도를 넘지 않아 타미플루 처방을 받지 않고 항생제와 거담제(가래를 줄이는 약)만을 받고 귀가했다.

같은날 지역 거점병원인 B병원에는 700여명의 신종플루 의심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무려 7시간을 기다려서야 신종플루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신종플루 의심환자 중 고열이 있는 사람에게는 타미플루 처방전이 발급됐지만 가벼운 기침과 코막힘 증상만 있는 환자 상당수는 타미플루 처방을 받지 못했다.

신종플루 공포로 병원마다 2~7시간씩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가운데 신종플루 의심환자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예전에는 거점 병원에서 신종플루 확진 검사를 받을 경우 12시간에서 24시간이면 결과를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환자들이 밀려 5일 이상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확진 검사를 해야 하는 지 여부가 고민이다.

여기다 병원마다 수 백명에서 수 천명의 환자·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어 혹시‘병원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커지고 있다.

37.3도의 미열과 기침을 해 B병원을 찾은 박모(38)씨는 “6시간을 기다려 진료를 받았는데 일반 감기 같다는 말에 타미플루 처방을 요구하지 않았다”며“정부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등 한가지 증세만 있어도 병원에 가라고 해서 왔는데 솔직히 기다리는 동안 불안감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A병원 소아과 김모(45)원장은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면서 다른 독감 바이러스도 강해지는 경우가 있다”며“일단 고열이 나면 무조건 병원을 찾아 신종플루 확진검사 여부와 관계없이 타미플루 처방을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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