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씨와 부검영장
故 백남기씨와 부검영장
  • 승인 2016.09.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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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백남기씨 부검영장을 놓고 사회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법원이 고(故) 백남기(69)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하면서 경찰과 백남기투쟁위 측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종교·정치 등 각계 인사들이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참여자 일동’ 350여명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집회를 열어 ‘국민이 준 힘으로 더 이상 국민을 짓밟지 말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명백히 공권력에 의한 타살임에도, 유가족은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정부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며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유족이 부검은 원치 않음에도 검찰과 경찰, 법원은 기어이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며 “사인을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국선언에는 각계각층의 인사 3000여명이 뜻을 함께 했다. 백씨의 둘째 딸인 백민주화씨는 이날 울먹이는 목소리로 법원의 부검영장 발부에 대해 “도대체 살인자가 피해자를 어떻게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경찰이 죽인 저희 아버지의 시신에 경찰이 손 대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국선언에는 야당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부검영장 발부를 비판하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명백한 공권력 살인을 뒤덮기 위한 음모가 부검영장 발부로 가시화되고 있다”며 “야당이 힘을 합쳐 국회 차원에서 특별검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허락하지 않는 한 백 선생에 대해 손 끝 하나 댈 수 없다”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 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 역시 “이번 문제의 핵심은 경찰이 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백씨에 대한 부검을 신청했다는 것”이라며 “부검은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일 때 하는 것인데 현재 가해자들의 한풀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10개월 만에 숨진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이 28일 발부되면서, 유족 및 시민단체가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부검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백 씨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무리하게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하기보다 먼저 백 씨 유족과 협의를 거칠 생각이지만, 유족들이 부검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접촉 자체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에 따라 백 씨 시신 부검을 놓고 유족·시민단체와 경찰의 대치가 장기화할 수 있고, 영장 만료 시한(10월 25일)이 다가올수록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 참석한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는 “백남기 사망에 대한 정부의 사죄를 요청한다”면서 “사인이 명백함에도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을 강행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당장 부검영장 집행에 나서 유족을 자극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유족들과 협의한 이후 진행할 예정이라서, 부검영장 집행 시기를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열릴 예정이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는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불발됐고, 야당 의원들끼리 질의 없이 자유 발언만 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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