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한 주민센터, 종무식 행사비에 관변단체 돈 거둬 말썽
수성구 한 주민센터, 종무식 행사비에 관변단체 돈 거둬 말썽
  • 윤정혜
  • 승인 2009.01.2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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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의 한 주민센터(옛 동사무소) 동장이 공무원들의 행사 진행을 위해 주민위원회에 돈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말썽이 일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지자체가 종무식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해 불우이웃을 돕는 사회 분위기와 반대로 가고 있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21일 수성구 A주민센터와 관변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지역 통장들과 각종 관변단체 회원 및 공무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주민센터 2층에서 종무식이 열렸다.

이 과정에서 주민센터 B동장은 주민자치위원회, 방위협의회, 희망나눔위원회 등 관변단체에 각각 30만~50만원씩 총 160만원을 행사지원비 명목으로 거둬들였다.

B동장은 이 돈으로 두부와 콩나물 등을 구입한 뒤 종무식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고 현수막 제작 등에도 사용했다.

특히 이날 종무식 이후 밥값으로 총 96만원이 청구됐는데, 행사 참석자 중 한명인 Y씨가 자신의 사비를 털어 식사비 전액을 지불했다. 따라서 모금액 가운데 96만원이 남았는데도 B동장은 남은 돈을 관변단체에 바로 돌려주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주민들이 이 사실을 문제로 삼자 Y씨는 지난 5일 주민센터로부터 밥값 96만원을 돌려받아 16일 지역사회복지시설에 기탁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관할구청인 수성구청은 21일 문제가 된 A주민센터에 공무원 2명을 보내 진상조사에 나섰다.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한 주민은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시와 구청도 종무식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등 비용을 아껴 불우이웃을 돕는다는데,동 주민센터가 주민들로부터 돈을 거둬 거창하게 종무식을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센터가 공무원 행사에 주민의 돈을 거두고 또 그 돈으로 통장들한테 선물까지 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주 불쾌했다”고 말했다.

B동장은 “관내 위원회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종무식 전에 위원들을 모아 회의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종무식 이후 다과보다 돈을 조금 내서 식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았다”며 “모금한 돈은 행사비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참석자 중 한명이 작년에 구청으로부터 상을 받고 기분이 좋아 즉석에서 밥값을 지불했고 이후 주민센터는 그 사람에게 밥값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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