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고귀한 삶 열망한 햄릿의 고뇌
사느냐, 죽느냐…고귀한 삶 열망한 햄릿의 고뇌
  • 남승렬
  • 승인 2016.10.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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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구리거울 ‘햄릿’
6~9일 대구문예회관
국내 정서에 맞게 재번역
섬세한 심리 묘사 치중
햄릿 단체사진
‘햄릿’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최영주, 이경자, 이광희, 김규보, 김동찬, 백은숙, 김은환, 김선윤, 이우람, 서영우, 천정락. 극단 구리거울 제공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귀한 행동인가.”

고전(古典)이 지니는 파급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것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고 뜨겁다. 설령 수백년의 세월이 흐를지라도….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고 시류(時流)를 관통하며 대중과 호흡한다. 영국이 낳은 세계 최반열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인생작’ 햄릿은 이같은 ‘고전의 요건’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사망한 지 어느덧 400년, 그를 기념하는 연극 ‘햄릿’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구리거울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연극 ‘햄릿(HAMLET) : 존재의 방식’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구리거울이 진행하는 ‘명작무대’ 제4탄으로, 대구지역에선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유일한 연극 공연이다. 작품은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무대에 오른다.

‘존재의 방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은 ‘어떻게 사는 게 더 고귀한 삶인가’를 고민한 청년 햄릿의 고뇌에 주안점을 뒀다. 특히 고전의 틀에 갇혀 박제된 인물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낸 입체적 연출이 돋보인다. 김미정 연출은 이 공연을 위해 원작을 다시 번역했다. 학문적 번역보다는 현 시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공연에 최적화된 번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에 따라 어투를 일일이 다듬는 등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등장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 연출은 또 빛과 그림자, 흑백농담을 주조로 한 조명과 한국적 선을 입힌 의상까지 꼼꼼히 챙겼다.

출연배우들의 면면은 이 공연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작품에는 대구에서 왕성한 연기활동을 펼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원로배우 서영우, 대구시립극단 전 수석배우 김은환, 대구시립극단 수석배우 백은숙·천정락, 대학로에서 활동하다 올해 대구시립극단에 합류한 김동찬 등 총 11명의 배우들이 정교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줄거리는 이렇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부왕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유학하던 비텐베르그에서 엘시노어로 돌아온다.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는 형수인 거트루드를 아내로 맞이하고 왕위에 오른다. 어머니의 성급한 재혼으로 충격에 빠진 햄릿 왕자 앞에 선왕의 유령이 나타나 “동생인 클로디어스에게 독살됐다”며 복수를 명한다.

햄릿은 유령의 정체를 의심하면서도, 실성(失性)을 가장해 숙부의 동태를 살핀다. 마침 연극패가 엘시노어 성을 방문하고 햄릿은 선왕 살해를 소재로 한 연극을 공연하게 한다. 살해 장면에서 안색이 변하며 자리를 뜨는 클로디어스를 보고, 햄릿은 ‘숙부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심증을 굳히고 복수를 다짐하는데….

유령·광대 역에 서영우, 햄릿 역에 김은환, 오필리아 역에 김선윤, 클로디어스 역에 김동찬, 거투르드 역에 백은숙, 폴로니어스 역에 천정락, 레어티즈 역에 이우람, 호레이쇼 역에 최영주, 포틴브라스 역에 이광희, 길덴스턴 역에 이경자, 로젠크란츠 역에 김규보가 출연한다.

김미정 연출은 “(원작과의) 시·공간적 간극이 크지만 고전 햄릿이 주는 메시지와 시대를 꽤뚫는 통찰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최고로 꼽히는 햄릿을 공연함으로써 공연문화도시 대구의 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석 3만원. 6·7일 오후 7시. 8·9일 오후 2시. 053-655-7139.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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