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실공화국’ 청년을 일깨우다
‘순실공화국’ 청년을 일깨우다
  • 김정석
  • 승인 2016.11.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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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광장으로…朴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 봇물
캠퍼스 곳곳 국가의 미래와 민주주의 향방 묻는 대자보
인터넷 뜨거운 논쟁…정치·사회관련 서적 판매도 급증
박근혜퇴진1차대구시국대회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대학생 등 지역 청년들이 사회·정치 현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치에 ‘냉담의 벽’을 높이 쌓았던 청년층이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30년만에 ‘광장’으로 나서고 있다.

취업과 스펙 쌓기에 몰두하던 대학생들이 다시 우리 민주주의의 좌표와 향방을 묻는 대자보를 붙이고, 인터넷과 서점에서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007년 ‘BBK 사건’과 2014년 ‘정윤회와 십상시 사태’ 당시 비교적 잠잠했던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는 일제히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대거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약 30년 만이다.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은 지난달 28일 경북대 총학생회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이후 잇달아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영남대 학생들은 지난달 31일 영남대 정문 앞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고, 한동대 총학생회는 앞서 지난달 29일 효암 채플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포스텍 총학생회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융복합대학 총학생회도 지난달 31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또 대구대(1일) 대구가톨릭대(2일), 계명대(2일), 대구교대(3일), 대구가톨릭대(3일) 등 대구·경북지역 상당수 대학 학생들이 시국선언에 가세했다.

영남대생 이수빈(25)씨는 “평소 정치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까지도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역대 정권 말기 있었던 친인척 비리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비리인데다 학생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입시 관련 비리까지 포함돼 있어 더욱 분노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SNS 확산으로 자취를 감췄던 대자보도 캠퍼스 곳곳에 등장했다.

지난달 27일 영남대 학생회관 게시판 등에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박근혜는 더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 어떤 정당성도 갖고 있지 않다. 더불어 당신의 껍데기를 쓰고 대한민국을 침탈하고 있는 당신의 굿판 무리들도 함께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계명대 성서·대명동 캠퍼스와 인근 도시철도 2호선 강창역에도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각 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그동안 좀체 볼 수 없던 정치·사회 게시물들이 꾸준히 올라와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서부터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 거론되면서 대학생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어 지상파, 종편, 케이블 할 것 없이 최순실 게이트를 이슈로 다루면서 대학생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점가에서도 정치·사회 관련 서적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7일 교보문고와 YES24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가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20대 여성의 정치·사회 분야 신간 구매율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3% 급증했다. 30대 남성의 구매율은 66% 늘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씨가 쓴 ‘대통령의 글쓰기’는 지난주 판매가
비선 실세로 통하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회장에 나가 보면 대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뿐만 아니라 사회양극화, 청년실업, 교육제도 등 여러 사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불투명한 장래와 취업난 등에 좌절한 청년층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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