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도 맑다
<기자수첩>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도 맑다
  • 승인 2009.01.22 17: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림로비설과 경주골프모임으로 사퇴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파문이 대구지방국세청에 몰고 온 파장은 상당했다. 한 전 청장을 비롯 역대 대구국세청장을 역임한 국세청 현 고위간부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까지 연루되면서 정국에 만만찮은 영향을 미치면서다.

그런데 이 파장의 중심에는 대구국세청이 있었다. 먼저 그림로비설을 폭로한 서울 모 갤러리 대표의 남편은 A모 전 대구청장(현 서울청 국장)이다. A 전 청장은 노무현 전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던 국세청 내 실세중의 한 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 정권 들어 강한 인사 불만 때문에 이번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25일 경주골프모임 역시 한 전 청장과 이 대통령 주변인물들이 함께 어울렸는데 이 자리에는 현 국세청 조사국장인 채경수 전 대구청장과 S·K·L 3명의 전·현직 세무서장들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 전 청장 등 일부 일행은 대구로 올라와 이 대통령의 친인척 등과 저녁식사 및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한 전 청장이 `충성을 맹세했다’는 소문이 불거지는 등 인사 청탁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돼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는 것이 이번 파문의 전모다.

이 때문에 결국 한 전 청장은 사퇴했고, 지난해 국세행정 종합 신뢰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대구국세청의 영예는 크게 퇴색됐다. 또 국세청은 언론의 따가운 질책과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불신감을 불러왔고, 직원들은 역대 청장들의 잇단 불미스런 사고로 큰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이와 함께 20일 단행된 국세청 인사에서 그림로비설의 주동자로 지목된 A 전 청장은 대기발령을 받았고, 대구국세청 조사1국장 1순위로 거론되던 한 세무서장은 경주골프모임에 동석했던 문제로 좌천 성 인사를 당하는 등 문책성 인사가 실시됐다.

기자가 얼마 전 만난 대구지역의 한 일선세무서장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원들의 경우 투명하고 깨끗한 세무행정에 자부심을 갖고, 대형승용차로 다닐 만큼 떳떳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고위 간부직원들의 잇단 악재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론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절실히 여겨지는 대목이다. 국세청, 특히 간부직원들은 떳떳한 모습으로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하위직원들에게는 물론 세무행정을 맡기고 있는 납세자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이다.

경제부 강선일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