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사망한 조폭 두목 이름 팔아 돈 뜯어내
10년 전 사망한 조폭 두목 이름 팔아 돈 뜯어내
  • 강나리
  • 승인 2016.11.2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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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들여다보니…
협박·폭력 혐의 50대 검거
“이 동네에서 나 모르는 사람 없는거 알지?” A(55)씨가 대구 서구의 한 마사지업소 업주 B(여·55)씨에게 습관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지난해 5월, 키 180㎝에 몸무게 80㎏, 훌렁 벗겨진 대머리에 짙은 눈썹을 가진 A씨가 B씨의 마사지업소에 들어왔다. “소싯적엔 지역에서 알아주는 조폭 두목이었다”면서 “앞으로 진상 손님 얼씬도 못하게 해 줄테니 걱정마라”며 접근한 A씨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B씨를 찾아갔다.

비자가 만료돼 불법 체류중이거나 마사지 자격증이 없는 업소 직원들을 신고하겠다는 협박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직업없이 동네 오락실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A씨는 B씨를 이른바 ‘물주’로 삼았던 것.

10년전 귀화한 중국인으로 남편없이 홀로 딸을 키우며 살던 B씨는 위협적인 외모에 거친 욕설을 퍼붓는 A씨가 두려워 모든 요구를 들어줬다. 하지만 업소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1년동안 협박이 계속되자 B씨도 한계에 이르렀다. 지난 4월 20일 오후 9시께 B씨는 만취 상태로 A씨에게 “제발 나가달라”며 욕을 했고, 이에 분노한 A씨의 무차별 폭행이 시작됐다. 주먹과 발로 얼굴 부위를 집중 가격해 B씨는 코뼈 골절 등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같은 행패를 보다못한 이웃 주민들이 결국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22일 조직폭력배 두목을 사칭해 여성 업주로부터 업소 보호비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상해, 공갈 등)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년여간 3차례에 걸쳐 현금 1천만원을 빼앗고 4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폭력 조직과는 무관한 자로, 서구 지역에서 활동하다 10년 전 사망한 모 조폭 두목을 사칭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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