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2014년 ‘한국연극 베스트7’ 수상작이자, 제36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내면의 겨울’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의 배경은 1940년 일제강점기다. 작품에는 동북아 정세와 전쟁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치는 조선남녀 유학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조선의 엘리트들이지만, 일본인에 동화되고자 열망하고 조국을 멸시하는 모습들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서구를 동경하는 현대 한국인들의 초상을 오버랩한다. 작품은 ‘우리가 진정 몰아내야 했던 적은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공하는 한편 무의식에서 자리한 물질주의와 사대주의, 정신적 식민성을 빠른 전개와 효과적인 극적 리듬으로 흥미롭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