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조기유학과 대구·경북영어마을
<대구논단>조기유학과 대구·경북영어마을
  • 승인 2009.11.10 15: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자원이 별로 없는 한국이 지금처럼 잘 사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맨 파워 때문이다. 한국인의 머리와 노력, 끈기는 조상으로부터 받은 좋은 유전자 덕분이다. 세계에서 자녀교육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 국민은 누구일까. 한국이라고 대답할 독자가 많겠지만 유대인의 자녀교육열은 한국 어머니 못지않게 대단하다.

질적인 면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미국 조기유학을 위해 자녀와 함께 온 한국어머니가 귀가한 자녀들에게 묻는 말은 이렇다.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지? 그러나 유대인 어머니의 질문은 다르다. 너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보고 듣고 어떻게 느꼈으며 어떤 질문을 했니? 양자를 비교하면 자녀교육 방법의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외국 유학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교육의 효율성이 중요하다. 핵가족화 이후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보상기대는 줄고 있지만 교육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학원수가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조기 유학열은 또 어떤가. 미국에는 돈이 많이 든다고 해서 지금은 동남아, 아프리카 등 영어권 나라에 초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보내는 것이 붐을 이루고 있다.

영어권 나라에 유학을 보내야만 세계화, 글로벌시대에서 출세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아빠는 돈 벌이 기계가 되고 엄마는 아이와 함께 외국생활을 몇 년씩 하게 되므로 스위트홈이라는 말도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는 유학의 부수적 역효과가 가정을 파탄내고 아이들의 장래까지 망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조기유학 열풍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 조기유학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감을 느낄 수 있다. 연도별 조기유학 통계를 보면 2008학년도 3월-2009학년도 2월까지 출국한 학생 수는 2만7349명으로 2007학년도 보다 1.2% 감소하였고 2007학년도에도 전년에 비해 6.2% 줄었었다.

감소율의 폭이 크지는 않지만 유학율의 변동추이는 교과부 국외유학정책담당이 말한 것처럼 학부모들이 조기유학의 허상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감이 든다. 학부모들의 생각이 바뀐 이유를 경제 외적인 측면에서 조명해 보면 조기유학을 갔다가 향수병에 걸리거나 국적에 대한 정체성 상실로 방황하거나 조기유학을 보낸 연예인 또는 사회 저명인사들 중 성공사례가 별로 없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로 집중 부각된 것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유학 관련전문가는 조기유학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추세적인 것이라면서 너도 나도 보내던 학부모들이 냉정을 찾고 있는데다 국내에 글로벌 대학단지가 조성되는 등 조기유학수요를 흡수할 정책들도 쏟아지고 있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세계화· 글로벌시대 바람이 불면서 곳곳에 영어교육을 전담한다는 교육기관들이 많이 생겨났다.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대학부설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효과가 미비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학부모들이 일찍부터 자녀를 영어권 나라에 보내는 첫째 이유는 영어회화를 능통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조기유학의 열풍이 시들어가는 이 때 외국에 가지 않고도 영어로 말하고 듣는 능력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기관이 이 지역에 있는 것이 매우 다행스럽다.

영진전문대학이 운영하는 대구·경북영어마을은 사범대학 출신 미국인 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영어권 국가 커리큘럼을 적용하여 교육하는 영어전담 교육기관이다. 영어마을에 들어오면 퇴소하는 날까지 영어로만 말하고 한국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외국문화의 정취를 맛볼 수 있어 초·중·고생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개소 후 지금까지의 실적으로 봐서 대구·경북영어마을이 조기유학을 잠재우는 국내 굴지의 영어전문교육기관으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조기유학으로 인한 여러 폐해를 줄이려면 대구·경북영어마을과 같은 신뢰성 있는 영어교육전담기관을 늘려야 하고 학부모들이 실속 있는 자녀교육 방법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