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바람 온 몸으로 맞으며
강기슭은 솨아솨아 소리 지른다
조용한 소리를 모아 자신을 표현하는 마른풀들
성성한 머리를 흔들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한낮에 모아두었던 맑은 소리의 따뜻함을 꺼내어
조금씩 몸을 데워 보지만
어둠을 싸안은 밤은 순식간에 차가움으로 변한다
누구를 부르는지 알 수 없는 처절한 울음들
따뜻한 영혼에 기대어 몸을 눕히고 싶은 저 소리들
삶은, 쓸쓸함에 몸부림치는 인생들
◇김인강=1962년 경북 상주 출생
2006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느낌이 있는 삶> <멸치를 따다>
2010년 대구신문 명시작품상 수상
<해설> 소리 속에 소리가 살듯 강기슭에 겨울 소리가 모여 자신들의 소리를 낸다. 솨아솨아 작은 소리들을, 이런 소리 속에 유독 마른풀은 마른소리를 내고, 한낮에 모아둔 따뜻한 소리로 겨울 강을 데워보지만 금방 차가워지고 만다. 그리하여 따뜻한 소리가 그리워지는 겨울 강, 거기에 쓸쓸한 삶이 산다. -제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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