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유행은 왜 반복될까?
독감유행은 왜 반복될까?
  • 승인 2017.01.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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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2009년에 신종플루, 2015년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후 최근 다시 A형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 이 질환들은 의료인의 관점에서 볼 때 모두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전염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은 감염병들이다.

그러나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체감상 완전 다른 질병 같다. 작년 메르스가 유행할때는 감염시 치사율이 높다는 공포감이 퍼지면서 백화점등 다중이용시설의 방문객이 급감하고 학교도 등교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 아픈 이들이 찾아야 할 병원의 경우도 혹시나 모를 전염의 우려 때문에 방문하는 환자수가 급감했다.

특히 메르스 의심환자가 방문하였다는 소문이 돈 시설이나 병원의 경우에는 폐업을 고려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은 엄청났다.

메르스후 불과 1년이 지나 다시 독감이라는 감염병이 대유행하였는데 지금의 분위기는 메르스때와는 180도 다르다. 독감이 유행함에도 불구하고 연말과 겹쳐서 그런지 다중이용시설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병원에는 독감환자가 급증하였다.

메르스와 독감 어찌보면 같은 전염병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치료제의 존재여부로 인한 사람들의 병에 대한 인식차이가 아닐까 한다.

과거 신종플루 사태때 수많은 독감에 걸린 사람들이 ‘타미플루’ 라는 치료제 복용후 호전된 경험이 학습이 되어 이제 독감은 치료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독감은 무서운 질환이다. 1918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의 경우 약 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최근인 2009년에도 신종플루로 1만8500명이 사망이 사망하였다.

그렇다면 독감은 왜 이렇게 빨리 퍼지는 것일까? 전염병을 우습게 여기는 한국 특유의 사회분위기가 큰 몫을 하지 않을까 한다. 독감 확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학원에 보내는 부모, 결혼식등 모임에 참석하는 성인, 운동시합에 대비하여 독감에 걸린 학생과 안 걸린 학생들을 같이 모아 연습시키는 학교, 독감에 걸린 직장인들이 쉴 수가 없는 직장문화, 심지어 독감에 걸린 자녀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부모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끄러운 이런 모습이 바뀌지 않는 한 독감을 비롯한 여러 전염병은 유행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정부가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의료계에 주로 하듯이 국인에게도 징벌적 제제를 가하면 개선이 될까?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염병은 특성상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예방의학 측면에서 볼때 현재 65세이상과 1세이하에서만 시행하는 무료독감접종의 연령대를 확대해야 한다.

치료 측면에서 볼때 현재 독감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경우에 고위험군에 한하여 한시적으로 보험인정 해주는 타미플루를 모든 기준에서 급여처리해주는 것으로 변경하여 의사와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또 독감유행주의보가 돌면 일선 학교에서 독감의심학생들의 자가격리등에 신경쓰도록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해열제를 쓰지 않고 최소 24시간 발열 증상이 없을 때만 직장 복귀가 가능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사회통념상 의사들이 이런 권고를 해도 환자들이 따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멀리는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복지부, 가깝게는 보건소등에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을 더욱 더 많이 배치하여야 한다. 작년 메르스사태 때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비의료인출신이어서 상황파악이 늦어 조기진압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니 앞으로도 닥칠 수 있는 전염병에 대한 대처를 잘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충이 절실하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국가가 앞장서야 한다. 단순히 치료제 급여처방 수준의 사후 땜질 처방이 아니라 보건담당부처에 전문 의료인을 배치하여 전염병 창궐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고 더 많은 재정을 투자하여 전염병 예방에 주력하여야 하며 적극적인 홍보와 제도정비를 하여 환자들이 격리되어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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