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골목대장 국민권익위원회
김영란법 골목대장 국민권익위원회
  • 승인 2017.01.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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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원 소송지원 변호사
속칭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016. 9.부터 시행되었고, 시행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 법에 관한 해석 및 적용례를 상세히 매뉴얼화하여 배포하였다.

법은 국회에서 만들고, 법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이 시행령으로 만드는데, 이러한 ‘법, 시행령’을 통틀어 ‘법령’이라고 한다.

그런데 김영란법에 관하여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만든 매뉴얼이 모든 공공기관에서 법령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불러온다. 공공기관에서 ‘김영란법에 이러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찾아보면 사실은 법령에는 전혀 없고, 오로지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에만 나오는 내용이니 바야흐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이라는 이름 아래 엉터리 김영란법을 계속 만들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혼란의 중대한 원인 중 한 가지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골목대장식 엉터리 유권해석 때문이다.

법률 해석 등에 관한 주무기관인 법제처를 제쳐두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법에 전혀 없는 내용을 추가해 확대해석하고 있고, 그 이면에는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공룡적 무소불위의 권한을 꿈꾸어 무리하게 자신들이 유일한 김영란법의 집행자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위세를 과시한 측면이 너무나 크다.

법 제8조 및 시행령 제17조 경조사비와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 매뉴얼에는 경조사의 범위를 결혼(본인 및 직계비속의 결혼), 장례(본인, 배우자,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의 장례)라고 한정하였으나, 김영란법 및 시행령 어디에도 경조사를 ‘결혼과 장례’로 한정한 규정은 없다. 매뉴얼에는 ‘생일, 돌, 집들이, 승진, 전보’는 경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확히 기재되어 있고,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국민권익위원회의 매뉴얼을 법령과 동일시하여 ‘김영란법에 결혼과 장례만을 경조사로 보고 있고 다른 것은 경조사가 아니다’라고 잘못 알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전국의 수많은 꽃집들이 10만원짜리 화환, 화분을 배달하였다가 공공기관에서 퇴짜를 맞거나 승진기념 선물을 보낸 사람들이 김영란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엉터리 경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엉터리 해석을 수백만 공직자들에게 주입시킨 국민권익위원회의 책임은 너무나도 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학생이 교수에게 천원짜리 캔커피를 주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다’라고 지난해 10월 발표하였다. 그러나, 우리 형법 제20조에는 ‘......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외견상 법률을 위반한 것처럼 보여도 당사자의 행위가 우리사회에서 그 동안 형성된 건전한 도덕률에 어긋나지 않다면 위법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고, 이러한 내용은 법과대학 2학년만 되면 누구나 배우고 알 수 있는 기초적인 내용이다. 그런데도 최근 뉴스에는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주는 것이 김영란법 위반인지를 해결하지 못한 채 김영란법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자의적 해석을 견제하기 위한 범정부 협의체가 지난해 말 활동을 중단했다’는 뉴스가 나오니 기도차지 않다. 도대체 국민권익위원회라는 집단이 법대 2학년생만큼의 법률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최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학생이 교수에게 공개적으로 카네이션이나 캔커피를 주는 정도는 사회 상규상 허용하도록 (법 해석을) 탄력적으로 열어놓으려고 한다’라고 의견을 표하였다고 하니 한심하여도 너무 한심하다.

학생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캔커피를 주면 적법하고 교수방에서 캔커피 주면 안된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소리임은 촌동네 노인들도 다 아는 것인데 국민권익위만 모르는 듯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실은 캔커피는 허용되지 않는데 은혜를 베풀어 인정하겠다’는 뉘앙스로 말하는데 법은 있는 대로 해석하는 것이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법해석을 열어놓겠다고 말하는 자체가 법률코미디이다.

국가로부터 돈 받고 그렇게 할 일이 없는 공무원 집단이 있는지 이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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