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명심보감
  • 승인 2017.01.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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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秋適)

사회의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갈수록 목적이 수단을 정당시하는 사고와 더불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줄어든 세상인심 때문일 것이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다. 기본이 바로서면 잠시의 혼란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탄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기본을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회는 사람으로 구성된 집단이다. 사람 개개인이 바로 선다면 사회도 바로 설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명심보감을 추천한다.

명심보감은 어린이들의 유교 학습을 위해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뽑아 편집한 책이다. 책명에서 ‘명심(明心)’이란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며, ‘보감(寶鑑)’은 보물과 같은 거울로서의 교본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시대 충렬왕 때 민부상서(民部尙書)·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을 지낸 추적(秋適)이 1305년에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金言)·명구(名句)를 엮어서 저작했다. 후에 명나라 사람 범입본(范立本)이 추적(秋適)의 명심보감을 입수하여 증편하기도 했다.

명심보감은 여러 글에서 뽑아 엮은 책이므로 문장의 특성은 없으나 다른 수신 서적들이 주로 유가(儒家) 중심인 데 비하여 도가(道家) 관계의 책들이 비교적 많이 인용되고 있다. 이 책은 하늘의 밝은 섭리를 설명하고, 자신을 반성하여 인간 본연의 양심을 보존함으로써 숭고한 인격을 닦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현인들의 지혜는 유교·불교·도교 등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어 전통적인 동양 사상의 진면목을 잘 보여준다. 어느 한편의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도덕을 강조하고,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강조하며, 지족(知足)과 겸양의 덕성을 가져야 한다는 명언은 삶의 교훈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초학 입문용 교재로 손꼽히는 <명심보감>은 지금까지도 한국인의 삶과 같이 호흡하는 고전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현인들의 지혜는 유교·불교·도교 등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어 전통적인 동양 사상의 진면목을 잘 보여준다. 어느 한편의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도덕을 강조하고,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강조하며, 지족(知足)과겸양의 덕성을 가져야 한다는 명언은 수양서이자 교훈서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다른 단어보다는 배움(교육)이나 벗(친구), 말(언어) 이라는 단어와 항상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명심보감 지혜편에 ‘불경일사 부장일지(不經一事 不長一智)’라는 구절이 있다. 경험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옛말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철학자 존 듀이는 교육은 경험의 끊임없는 재조정과 재구성이라고 정의하고, ‘경험에서 배운다’는 실용주의 교육철학을 제시한 바 있다. 피아제라는 심리학자는 구체적인 경험을 하지 않은 어린이는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어려서 더 많은 사물을 직접 대하고 관찰하면서 느끼고 판단하는 실제 상황의 경험이 중요하다.

명심보감 교우편에 노요지마력 일구견인심(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라는 구절도 있다. 길이 멀어야 말(馬)의 힘을 알 수 있고, 사귄지 오래되어야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사람을 모르겠거든 그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봐도 인생에 있어서 벗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 교우편은 그처럼 소중한 우정에 관한 지침서이다.

명심보감 언어편에 보면 ‘일언부중 천어무용(一言不中 千語無用)’ 이라는 구절도 있다. 이 구절은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데없다는 뜻이다. 즉 이 말은 한 마디 말이 조리에 맞지 않거나 실지와 부합되지 않는다면 천 마디 말을 해도 상대방이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말 한마디 한마디를 깊이 생각해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인간의 기본 덕목은 변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이 구절들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비록 상황은 바뀌었을지라도 사람의 도리를 크게 벗어나는 일을 스스로 막을 수 있을 것이고, 옛 도덕을 지혜롭게 현대에 적용시키며 살 수 있는 능력도 생길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물건은 사용하면 닳고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고, 넉넉한 마음이다. 마음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 모두 이 사회 속에서 써도 써도 줄어들지 않는 사랑의 화수분으로 살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민경·사회복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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